‘시네마 부산’ 3대 키워드는 별… 사랑… 노장들의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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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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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10월 4일 개막 75개국 304편 참가

(위에서부터 차례대로)특별 상영되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는 북한 영화로는 드물게 젊은 남녀의 로맨스를 코믹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개막작 ‘콜드 워’는 미술감독 출신인 렁록만 감독과 ‘다크나이트’의 조감독을 지낸 서니 럭 감독이 공동 연출한 범죄스릴러다. ‘남영동’의 정지영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고문이 인간의 영혼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조직위원회 제공
(위에서부터 차례대로)특별 상영되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는 북한 영화로는 드물게 젊은 남녀의 로맨스를 코믹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개막작 ‘콜드 워’는 미술감독 출신인 렁록만 감독과 ‘다크나이트’의 조감독을 지낸 서니 럭 감독이 공동 연출한 범죄스릴러다. ‘남영동’의 정지영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고문이 인간의 영혼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조직위원회 제공
다시 영화의 바다 속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축제인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0월 4∼13일 열린다. 올해는 예년보다 일정이 하루 늘어난 10일 동안 75개국의 영화 304편을 감상할 수 있다. 영화의 바다에서 관객이 ‘항해의 부표’로 삼을 만한 3가지 키워드를 통해 감상법을 소개한다.

▽아시아의 별=초청 게스트 중엔 중화권 스타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내면에서 끌어올린 깊은 눈빛으로 연기한다는 여배우 탕웨이(湯唯)가 개막식 사회를 맡는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중국영화 ‘위험한 관계’의 주연 장쯔이(章子怡), 장바이즈(張柏芝)도 내한한다. 남자 배우로는 ‘도둑들’로 중년여성의 ‘로망’이 된 런다화(任達華) 외에 궈푸청(郭富城), 량자후이(梁家輝) 등이 영화제를 찾는다.

아시아 영화들은 개·폐막작에 선정되는 등 주요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개막작은 홍콩의 신예 렁록만, 서니 럭 감독이 공동 연출한 범죄영화 ‘콜드 워’. 홍콩에서 경찰관 5명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무처의 두 부처장인 라우와 리가 사건 해결을 위해 경쟁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인간 욕망과 양심의 문제를 심도 있게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폐막작은 방글라데시 출신 모스타파 파루키의 ‘텔레비전’. 이맘(종교지도자)이 어떤 이미지도 금하는 방글라데시의 조그만 마을 미타누푸르에 텔레비전이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북한의 로맨스=북한 영화로는 보기 드문 로맨틱 코미디물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는 이번 영화제의 ‘별미’다. 북한, 영국, 벨기에 합작인 이 영화는 탄광에서 일하던 여주인공 김영미가 평양교예단 공중곡예사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로맨스를 그렸다. 교예단의 유명 곡예사 장필은 파트너였던 리수연이 은퇴를 선언하자 새 파트너를 찾아 나선다. 우연히 김영미를 만난 장필은 곡예를 할 수 있다는 김영미의 말에 코웃음을 친다. 장필은 김영미가 노동자 축제에서 공연하는 것을 본 후 너무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깨닫고 사과하러 간다.

영화제 조직위는 이 영화를 공동 연출한 북한 김광훈 감독과 배우들에게 공식 초청장을 보내고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2001년 신상옥 감독의 ‘탈출기’ ‘소금’, 2003년 고학림 감독의 ‘내 고향’과 윤기찬 감독의 ‘기쁨과 슬픔을 넘어’ 등 북한 영화를 상영한 바 있다.

▽한국의 노장 감독들=올해 칸 영화제에서 70세 노장 미하엘 하네케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등 노장 감독들이 강세였듯이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핫’한 주인공도 노장들이다.

정지영 감독(66)의 ‘남영동’은 한국 영화 중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985년 9월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22일간 고문당한 이야기를 담았다. 전찬일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다양한 고문을 묘사하는 장면이 수십 분에 이를 만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고문의 실체에 천착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영화제 측은 역사교육의 목적을 살리기 위해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부여했다.

지난해 개막식 드레스로 화제를 모은 오인혜 주연의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을 선보였던 박철수 감독(64)은 ‘B·E·D’를 출품했다. 한 침대를 매개로 네 명의 성적 욕망을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박 감독은 영화 소개 글을 통해 “사랑이 허기라면 섹스는 일종의 음식”이라며 “인생은 침대에서 시작되고 침대에서 끝난다”고 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부산국제영화제#상영작#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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