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입맛 못당긴 ‘돈의 맛’ ‘다른 나라에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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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원 감독 ‘순환선’ 카날플뤼스상

올해 칸 영화제에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과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가 수상에 실패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성과는 비평가주간 중단편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신수원 감독의 ‘순환선’이 24일 유럽 최대 케이블 방송사 카날플뤼스(canal+)가 지원금 6000유로(약 900만 원)와 함께 주는 카날플뤼스상을 받은 것이 유일하다.

2004년, 2007년, 2010년에 이어 네 번째로 한국영화 두 편이 동시에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처음에는 수상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집행위원장인 티에리 프레모는 개막 전 “‘돈의 맛’이 올해 칸 영화제의 공식 선정 영화 중에서 가장 미장센이 뛰어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다른 나라에서’에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한 것도 호재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영화제 기간에 매일 발행되며 현장의 평가를 반영하는 잡지 ‘스크린 인터내셔널’ 평점에서 ‘다른 나라…’는 2.1점을 받아 후보작 22편 중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돈의 맛’은 1.4점으로 최하위였다. 이 평가에는 영국 더타임스, 미국 뉴욕타임스 등 각국 기자 10명이 참여한다. 26일 ‘돈의 맛’의 공식 시사회에서도 관객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미국인 프로듀서 제인 램지 씨는 “스토리가 밋밋하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두 영화가 실험성과 독특한 소재에만 매달려 관객과의 교감과 메시지 전달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 영화평론가는 “칸 영화제 수상을 위해서는 실험성뿐 아니라 완성도가 중요하다. 재미있는 영화가 눈길을 끄는 것도 당연하다”고 했다.

임상수 감독은 수상이 사실상 좌절된 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정도 작품으로 황금종려상을 타면 안 되지’란 생각이 들었다. 당당하게 ‘왜 상을 안 줘’라고 하려면 더 완벽하게 만들어야 했다”고 고백 섞인 발언을 했다.

칸=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칸 영화제#임상수#홍상수#신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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