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려원 “250만 흥행은 내겐 기적 같은 일 진짜 일어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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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9일 07시 00분


“시한부의 삶이 꼭 불행하지 않은 것은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려원은 ‘네버엔딩 스토리’의 시나리오를 읽으며 그런 희망을 가졌다. 그리고 ‘예쁘다’고 생각한 캐릭터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스포츠동아DB
“시한부의 삶이 꼭 불행하지 않은 것은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려원은 ‘네버엔딩 스토리’의 시나리오를 읽으며 그런 희망을 가졌다. 그리고 ‘예쁘다’고 생각한 캐릭터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스포츠동아DB
■ ‘네버엔딩 스토리’ 헤로인 정려원, 나의 네버엔딩 러브스토리

장난기 많은 엄태웅 오빠
공약 현실이 된다면
내 사랑인지
진지한 고민부터…


나흘 밤을 꼬박 새웠다고 한다. 여윈 몸매에서는 그 피곤함이 잔뜩 묻어났다.

추위가 한풀 꺾인 한적한 오후의 햇살 아래 카페 탁자 위에 놓인 에스프레소 한 잔의 따스함이 몸을 노곤하게 했다.

“드라마 현장에서는 물론이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긴장감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한다”는 정려원(31). 현재 출연 중인 SBS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의 쉴 틈 없는 촬영 일정 때문이었다. 밤샘 촬영 끝에 집에 들어가 2시간 정도 몸을 뉘였다가 그만 촬영 시간을 맞추지 못한 경험도 처음으로 했다.

그래도 정려원은 자신의 새 영화에 관해 묻자 언제 그랬냐는 듯, 동그랗게 눈을 치켜뜨고는 생글생글 웃으며 생기 가득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18일 개봉한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감독 정용주·제작 아일랜드픽처스)가 그에게 이런 생기를 불어넣어준 작품이다. 정려원은 영화에서 엄태웅과 함께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두 남녀의 로맨스를 펼쳐냈다. 한 날 한 시에 시한부 선고를 받고 스스로 장례를 준비하면서 두 남녀의 가슴에는 사랑이 싹튼다. 영화는 죽음을 준비하는 이들의 경쾌한 발걸음을 뒤쫓는다.

정려원은 ‘네버엔딩 스토리’가 “스스로 보상을 받게 해준 영화”라고 말했다. 그릇에 담긴 물에 또 다른 물방울이 떨어져 퍼져나가는 반향과 촬영 당시의 보람찬 향기가 그대로 묻어난다는 만족감 덕분이다.

● “엄태웅 결혼 공약, ‘진짜 이 사람이냐’고 고민은 해볼 듯”

영화에서 정려원의 상대역을 맡은 엄태웅은 최근 시사회에서 “관객 250만명이 들면 정려원과 결혼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화제가 됐다.

‘만일 공약이 현실이 되면 어쩌겠느냐’는 질문이 이어진 건 당연했다. 정려원은 “태웅 오빠가 워낙 장난기가 많은 사람이다”면서 입을 열었다. 그는 “나 역시 그러겠다고는 말 못 하겠고 대신 ‘진짜 이 사람이냐’며 심각히 고민은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이어 “지금까지 결혼에 대해 상상해본 적도 없다. 250만 관객은 내겐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그렇다면 ‘진짜 이 사람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것 같다. 250만이 넘으면 정말 금식기도를 하며 그 기적과도 같은 일에 감사하면서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로서는 ‘기적에 응하는’ 어디까지나 종교적 의미에 더 무게를 둔 명쾌한 답변인 셈이다. 그만큼 정려원 역시 흥행에 대한 목마름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내친 김에 엄태웅에 관해서도 물었다.

“현장의 동료로서 나눈 절친함이 남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신들의 관계를 애써 넘겨짚지도, 과잉해석하는 것도 불필요하다고 역설하는 듯했다. 타인들의 그런 시선 속에서 정려원은 다짐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내 외로움을 채우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내가 아끼는 사람이라면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 확신이 들지 않으면 절망을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니면 아니라고 명확히 말해주겠다.”

타인의 시선은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으로서는 그 시선이 어떤 측면에선 행복할 만도 하다. 그런 행복감을 정려원은 자신의 다이어리에 꼬박꼬박 적어놓기로 했다. 그것도 별점을 매겨가면서.

최근에 스스로 준 최고의 별점은 5점 만점에 4.8점. 다이어리를 들여다보면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를 단박에 알 수 있게 된 것인데, 정려원은 “모든 사람의 삶도 결국엔 시한부 인생이다”면서 “만일 버킷리스트를 쓴다고 해도 그 첫 머리에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겠다는 다짐을 적을 거다”고 말했다.

“내 최고의 삶을 위해 최선으로 살았다는 생각이 들도록 말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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