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락 “예능 진행자로 ‘외도’ 안합니다… 콩트 개그로 대한민국 웃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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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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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개그시대’ 이끄는 50세 열정男 최양락

카메라 앞에 서니 겉옷 안주머니에서 금방 조그만 빗이 나온다. ‘어떻게 하면 더 웃길까’를 늘 고민하는 최양락은 집에서도 웃긴다고. “웃음이 얼마나 소중한 건데요. 우리 집 애들은 공부한다고 제가 나오는 개그 프로 안 보면 혼나요.” 박화용 스포츠동아 기자 inphoto@donga.com
카메라 앞에 서니 겉옷 안주머니에서 금방 조그만 빗이 나온다. ‘어떻게 하면 더 웃길까’를 늘 고민하는 최양락은 집에서도 웃긴다고. “웃음이 얼마나 소중한 건데요. 우리 집 애들은 공부한다고 제가 나오는 개그 프로 안 보면 혼나요.” 박화용 스포츠동아 기자 inphoto@donga.com
“이 머리가 얼마나 다듬기 어려운 머리인데요. 3주에 한 번씩 다듬는데, 40년간 가위질한 장인이 한 가닥 한 가닥 자로 재서 잘라요. 아무리 흔들어도 흐트러지지 않고 이 모양이 유지되는 비결이에요.”

인터뷰 도중 잠시 헤어스타일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그는 능청스럽게 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 물 흐르듯 대답했다. 조금만 틈이 나도 “토끼니까 토꼈지(도망갔지)”란 식의 말 개그를 놓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되는 채널A ‘개그시대’를 남희석과 함께 이끌고 있는 개그맨 최양락(50)이다.

“콩트 개그는 거의 20년 만인 것 같아요. 드라마도 출연했고 영화도 나갔지만 콩트 개그를 다시 해야 한다는 마음이 늘 있었죠. 개그를 안 하면 죽어있는 느낌이에요.”

이 프로그램에서 최양락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머리를 똑같이 한 후배 남희석 김주철과 함께 출연하는 ‘락락락쇼’, 금도끼은도끼와 같은 고전 동화를 여러 가지 버전으로 재해석한 ‘개그 클래식’ 등의 코너를 맡고 있다.

경력이 쌓이고 인기가 많아질수록 토크쇼나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나서려는 것이 요즘 개그계다. 1981년 그와 함께 데뷔한 이경규는 2010년 10월 KBS2 ‘개그 콘서트’에 깜짝 출연한 것을 빼면 예능 프로그램 진행에 전념하고 있다. 그래도 최양락은 무대 위에서 후배 개그맨들과 함께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며 망가지는 ‘몸 개그’를 마다하지 않는다. 나이 쉰에 일주일 내내 아이디어를 내 콩트 무대에 오르는 그의 모습이 새삼 신선하다.

“1, 2분 무대 위에서 웃기려고 늘 아이디어를 짜는 게 사실은 힘들다”고 그는 털어놓았다. 진행만으로도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후배 남희석이 무대 위에서 여장을 하거나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연출하는 콩트를 함께하는 게 참 대견하다고.

‘개그시대’는 다양한 연령대의 개그맨들이 요리 음악 등의 소재를 중심으로 함께 무대를 꾸민다. 데뷔시기를 기준으로 할 때 ‘락락락’의 최양락과 남희석은 10년, 남희석과 김주철은 10년 이상 차이가 난다. 서로 다른 연령대가 빚어내는 개그 무대가 웃음의 포인트라는 것이 최양락의 설명이다.

“20대가 할머니 분장하고 웃기는 것보다 50대가 어른 역할 맡아서 웃기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요? 특정 세대에 집중하지 않고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

개그를 향한 그의 열정에 “개그시대 재미있더라” “최양락 선배와 일하고 싶다”는 후배들도 늘고 있다. ‘개그 클래식’에서는 남희석과 씨름하다 가슴팍에 담이 들어 3주째 약을 먹었다.

“후배들이 ‘그 선배 진짜 웃기지 않냐?’고 말하는 게 가장 좋아요. 앞으로 더 웃길 자신 있어요. 콩트 개그론 제가 최고죠.” 그러고 그는 노래를 흥얼거렸다. “내가 제일 잘나가∼”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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