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BIFF] 츠마부키 사토시 “카라-소녀시대, 외모 실력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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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0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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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마부키 사토시, 울리고픈 '꽃미남'의 조상을 만나다

일본의 대표 ‘꽃미남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 ‘스머글러’와 ‘마이백페이지’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부산 | 동아닷컴 김윤지 기자
일본의 대표 ‘꽃미남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 ‘스머글러’와 ‘마이백페이지’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부산 | 동아닷컴 김윤지 기자
"한국 걸 그룹 중 좋아하는 멤버? 아하하."

예상하지 못한 질문인지 박장대소부터 했다. 그가 활짝 웃으니, 주변 이들도 웃음이 절로 나왔다. 10년 넘게 '꽃미남'이란 타이틀을 유지하는 비결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신작 '마이백페이지'와 '스머글러'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일본 인기배우 츠마부키 사토시(31)를 9일 영화의 전당에서 만났다.

그는 일본 '꽃미남' 계의 조상이다.

1997년 300만 명이 참가한 스타 오디션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워터보이즈', '오렌지 데이즈' 등에서 줄곧 '좋은 사람'을 연기했다.

하지만 지난해 '악인'으로 츠마부키 사토시는 꾸준히 진화하고 있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살인범으로 분해 강렬한 연기 변신을 보여줬고, 34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남우주연상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츠마부키 사토시는 여전히 눈물이 잘 어울리는,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남자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조용히 흐느끼는 그를 보면 그의 배신을 욕할 수 없고, '눈물이 주룩주룩'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을 보면 같이 울어야 할 것 같다.

'마이백페이지'에서도 그는 또 운다. 극중 질풍노도의 시기를 살아가는 엘리트 신문기자가 되어 후반부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그는 "실제 눈물이 많다. 잘 운다는 것은 살면서 여러 가지를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진솔한 대답에 차마 "울리고 싶은 청순한 미모"라는 농담을 던질 순 없었다.

다음은 츠마부키 사토시와의 일문일답이다.

- 2005년 '봄의 눈', 2010년 '악인', 그리고 올해는 두 작품으로 벌써 3번째 BIFF를 방문이다.

"처음 왔을 때 영화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떤 힘을 얻어갔다. 또, 여러 나라 사람들이 다 모이니까 도쿄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감정도 느껴졌다.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져야겠단 생각도 들었고. 그래서 나에게 BIFF는 각별하다."

- '마이백페이지'에서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를 연기했다. 살아보지 않은 시대를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지금은 무엇이든 손에 넣기 쉬운 시대다. 그만큼 과거보다 인간으로의 열망이나 열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욕망을 강하게 표출하는 것에 집중했다."

- 그렇다면 영화를 통해 그 시대를 대신 살아 즐거웠나.

"아니.(또박또박 한국말로) 전혀 즐겁지 않았다. 지금은 모든 것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다. 예를 들면 요즘 담배를 함부로 길에 버리면 안된다. 하지만 그땐 가능했다. 좀 더 자유로웠던 시대였다. 사람도 자신의 주장이 중요한 시대였고. 본래 나에겐 없는 면이라 어려웠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욕망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

- 츠마부키 사토시 개인에게도 '마이백페이지'가 있나.

"후회하지 말자는 신념이 있다. 하지만 이제 30대에 접어드니까 '20대에 더 즐길 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든다."

-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마츠야마 켄이치와는 어땠나.

"같은 소속사 후배다. 나보다 앞서 간다는 느낌이 든다. 결혼도 먼저하고 출산도 먼저 한다. (올해 26세인 마츠야마 켄이치는 지난 4월 9세 연상 배우 코유키와 결혼했다. 내년 초 아빠가 될 예정이다.) 촬영현장에 당근주스를 집에서 갈아온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니까 부인이 만들어 준 것 같다. 젠장….(이 단어만은 통역을 거치지 않고, 일동 웃었다)"

- '마이웨이'(감독 강제규/장동건, 오다기리 죠, 판빙빙 출연)처럼 한중일 합작 프로젝트도 많이 나오고 있다. 혹시 함께 일하고 싶은 한국 영화인이 있나?

"봉준호 감독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름을 떠올리기 위해 잠시 고민하다가) 송강호가 있다. (여자 배우도 말해 달라고 하자) 아하하하. 누가 있지…. (또 고민) 정유미! 영화 '보트'를 찍을 때 하정우가 소개해줬다. 지금은 친구가 됐지만, 같이 연기해 본 적은 없으니까."

- 카라나 소녀시대 등 한국 걸그룹이 일본에 진출했다. 혹시 좋아하는 그룹이나 멤버가 있나.

"(웃음) 모두 귀엽다. 전부 다 예쁘고 몸매도 좋고 춤도 잘 춘다. 특정하게 누가 좋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올 3월 연극 '남쪽에'에서,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아오이 유우와 호흡을 맞췄다.

"귀여운 친구다. 하지만 사내대장부 같은 면도 있다. 연기에 있어서는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그래서 같이 연기할 때 즐겁다. 배울 점도 많고."

인터뷰가 끝나자 "괜찮았느냐?"며 한국말로 기자에게 되레 묻는다. 매너까지 갖춘 이 남자. '꽃미남' 타이틀이여 영원하라!

부산=동아닷컴 김윤지 기자 jayla30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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