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열풍’ 유럽, 그 현장을 가다<상>]“K팝 잘하려 한국어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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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7일 07시 00분


스페인에서 한류 블로그를 운영하는 호르헤 베르두(왼쪽 첫 번째)가 21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케이팝 로드쇼’ 공연장에서 스페인 케이팝 팬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드리드|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스페인에서 한류 블로그를 운영하는 호르헤 베르두(왼쪽 첫 번째)가 21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케이팝 로드쇼’ 공연장에서 스페인 케이팝 팬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드리드|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 한국어 노래로 한국 데뷔 꿈꾸는 젊은이들

한국 대중문화의 새로운 킬러 콘텐츠로 떠오른 케이팝(K-POP). 지금 유럽에 불고 있는 케이팝 열풍은 과연 일시적인 것일까. 유럽 현지에서 직접 느낀 케이팝 붐은 국가와 세대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결코 과장되거나 일시적인 흐름이라고 보기에는 온도가 뜨거웠다. 케이팝을 통해 단순히 음악과 스타에 대한 관심에만 머무는 것도 아니었다. 음악을 통해 한국을 안 뒤에는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대한 관심까지 일어나고 있다. ‘2011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이 열린 스페인에서는 이런 관심과 열정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스포츠동아는 3회에 걸쳐 현지 취재를 통해 유럽 케이팝 열기의 현장을 소개한다.

케이팝팬, 한국어로 또박또박 “대박이야”
케이팝 가사 뜻 알고 싶어 한국어 배우고
노래·김치 등 한국문화 다룬 블로그도 운영


9월20일(이하 한국시간)과 21일 이틀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중심부 티에르노에 위치한 갈반공원 야외공연장에서는 색다른 행사가 열렸다. ‘한국방문의 해 위원회’가 주최한 ‘2011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이하 커버댄스 페스티벌). 이 행사에는 가깝게는 영국과 프랑스, 체코, 멀리는 북아프리카 이집트 등에서 온 17개 참가팀과 응원팀, 팬들로 북적였다.
● 케이팝 공연장에서 터진 함성 “대박이야”

‘커버댄스 페스티벌’ 공연을 보기 위해 체코에서 스페인까지 온 여대생 알리나(20)는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했다. 그가 한국어를 배우기로 결심한 건 “케이팝 가사를 이해하고 싶어서”다. 알리나는 그룹 비스트의 노래 ‘너 때문인 걸’에 푹 빠져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국어를 모르고 노래를 들었는데 가사를 이해하니 노래가 더 좋아졌다”는 알리사는 “체코에서도 케이팝 공연이 열리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비스트를 이야기하면서는 흥분해 우리말로 연신 “대박이야”라고 외쳤다.

이처럼 유럽 케이팝 팬들이 한국 노래에 빠진 이유는 저마다 달랐지만 공통적인 목표가 하나 있다.

“노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또한 “한국에 가서 한국 음악과 문화를 즐기고 싶다”는 꿈도 같이 꾸고 있었다.

호르헤 베르두(25)는 스페인에서 한류 전문가로 통하는 인기 블로거다. 그가 2년째 운영 중인 블로그(www.coreanoporgusto.com)는 케이팝 신곡부터 아이돌 스타의 동정, 김치와 생활 풍습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다루고 있다.

‘커버댄스 페스티벌’ 이틀째 행사인 ‘케이팝 로드쇼’ 시작 전 공연장에서 만난 호르헤 베르두는 “한국문화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러 10월에 한국에 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한류”라는 말을 정확히 한국어로 말하며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은 할리우드와 비교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공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자신의 한국 문화 블로그에 들어오는 사람들 가운데 10대와 20대는 케이팝에, 30 대 이상은 한국 음식에 관심이 높다고 한다.
● 한국 이름 갖고 케이팝‘데뷔’ 꿈꾸는 유럽 젊은이들

‘커버댄스 페스티벌’ 스페인 본선에 참가한 여성 4인조 루마니아 팀 가운데 두 명은 아예 한국 이름을 갖고 있다. 지현(20)과 지아(18)다.

둘은 루마니아에서 처음 케이팝 장르로 듀엣을 결성해 최근 음반 녹음까지 마쳤다. 지현은 “노래는 한국어로 불렀다”며 “루마니아에서 활동하지만 진짜 꿈은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현과 지아 외에 케이팝에 빠진 유럽 팬들 가운데 한국 ‘데뷔’의 기회를 꿈꾸는 이들은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이탈라아 참가자 마르코 페라라(22)도 마찬가지. 그는 최근 MBC ‘위대한 탄생 시즌2’ 오디션에 응모했다가 탈락했다. 페라라는 “나를 떨어트린 사람은 박정현”이라고 똑똑히 기억하며 “한국에 가서 음악을 하고 싶어 하나씩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마드리드(스페인)|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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