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괴롭혔던 놈에게 복수하기 전에 못 죽어”…그 대사 왜 내 마음속에 팍팍 꽂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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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0일 07시 00분


■ 영화·드라마 속 ‘버킷리스트’

‘하루에 한 번씩 엄마를 웃게 하기’, ‘탱고 배우기’, ‘웨딩드레스 입어보기’….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주말극 ‘여인의 향기’ 속 연재(김선아)의 버킷 리스트이다. 버킷 리스트는 영화와 드라마 속 소재로서 호기심을 자아내곤 한다. 시한부의 고통스런 일상 속에서도 우리의 주인공들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실천하며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때 흘리는 관객과 시청자의 눈물은 또 다른 절실함이다.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주연한 영화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은 아예 제목부터 그 절실함이 묻어난다. 노년의 삶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선 자동차 정비사와 재벌이 각기 삶을 정리하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하고 싶던 일’을 다 해보겠다고 나선다. 세렝게티에서 사냥하기,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 등, 이들의 버킷 리스트는 짧지 않은 인생을 산 노년의 새로운 희망을 맛보게 한다.

200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관객상을 받은 필리핀 영화 ‘100’과 드라마 ‘여인의 향기’는 작품이 지향하는 콘셉트가 닮았다. 30대 여성이 시한부 판정을 받고 살아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실천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100’은 암 진단을 받고 100일의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커리어우먼이 폭음·폭식하기, 낯선 남자에게 프렌치 키스를 하고 도망가기 등 버킷 리스트를 100개의 포스트잇에 써넣고 실천해가는 발랄한 영화다.

엄마에게 말하기와 같은 가슴 아픈 일도 있지만 영화는 경쾌한 리듬으로 새로운 삶의 희망을 그려간다.

‘여인의 향기’ 속 연재의 버킷 리스트는 더욱 일상적이다. 그 일상적 버킷 리스트 속 통쾌함이 하나 더 있으니 ‘나를 괴롭혔던 놈들에게 복수하기’다. 당신의 버킷 리스트에도 있을 법하지 않은가.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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