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좌절 딛고 선 어른 해리의 성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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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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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개봉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

전 세계를 마법에 빠뜨렸던 해리포터 시리즈가 8편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부’로 막을 내린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전 세계를 마법에 빠뜨렸던 해리포터 시리즈가 8편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부’로 막을 내린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아듀, 해리포터.’

2001년 ‘해리포터와 마법의 돌’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마법 열풍에 빠뜨렸던 해리포터 시리즈가 8편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부’(13일 개봉)로 막을 내린다. 그동안 해리포터 시리즈는 ‘반지의 제왕’과 더불어 판타지 영화 붐을 이끌어 왔다. 1997년 처음 선보인 조앤 롤링의 원작 소설의 인기와 더불어 영화 해리포터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동심의 세계로 이끌며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했다.

이번 8편은 해리(대니얼 래드클리프)와 절대 악 볼드모트(랠프 파인스)의 최후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 해리는 볼드모트를 처단하기 위해 그의 영혼이 담긴 ‘호크룩스’를 찾아 나선다. 해리는 긴 여행 끝에 호크룩스를 찾아내지만 마지막 호크룩스가 자신과도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좌절에 빠진다. 그에게 어른이 된다는 건 실망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다.

해리는 또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좀 더 성숙해진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당당히 받아들이는 해리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며 마법학교를 구하는 영웅의 면모도 갖춘다. 관객이 절대 선이라고 믿었던 덤블도어(마이클 갬본)는 어두운 면을 드러낸다. 절대 악인 볼드모트도 불완전한 한 인간일 뿐이라고 묘사하는 점도 눈에 띈다. 모든 인간의 내면에 악마와 천사가 공존함을 역설한다.

마지막을 장식한 음악은 1편에서 처음 사용됐던 메인 테마다. 시리즈가 바뀔 때마다 미묘하게 바뀌었던 음악이 마지막 편에서는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막을 내리는 시리즈를 아쉬워하는 관객을 위한 배려로 보인다. 하지만 이전 시리즈와 달리 이번 편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다. 상쾌하고 유쾌한 기존 이야기를 좋아했던 어린 관객이라면 당황할 수 있다.

7편의 해리포터는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64억 달러(약 7조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24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마법에 흠뻑 취했다. 당시 어린이였던 ‘호그와트 삼총사’는 당당한 성인이 됐다. 12세였던 주연 배우 대니얼 래드클리프는 22세 청년으로, 11세 에마 왓슨(헤르미온느)은 21세 숙녀가 됐다. 두 사람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루퍼트 그린트(론)도 23세가 됐다.

마지막 편에는 중년이 된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등장한다. 그들에게나 관객에게나 해리포터는 추억이 됐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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