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은막의 ‘트로이카’…1970년 동시 출연 영화 ‘결혼교실’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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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8일 07시 00분


윤정희, 신성일, 문희, 남정임(맨 왼쪽부터)이 주연한 ‘결혼교실’의 한 장면. 스포츠동아DB
윤정희, 신성일, 문희, 남정임(맨 왼쪽부터)이 주연한 ‘결혼교실’의 한 장면. 스포츠동아DB
‘트로이카’.

러시아에서 세 필의 말이 이끄는 썰매를 뜻하는 말로 ‘삼두마차’로도 불린다. 한 분야를 선도하는 세 사람을 뜻하는데, 오래 전 영화계에서도 이 말이 널리 쓰였다. 그 주인공은 1960년대를 주름잡은 남정임과 문희 그리고 윤정희였다.

1970년 오늘, 남정인, 문희, 윤정희가 함께 출연해 화제를 모은 ‘결혼교실’이 개봉했다. 물론 이들이 동시 주연한 영화가 처음은 아니었다. 19 68년 ‘팔도기생’과 ‘한’ 속편이 있었다. 그러나 ‘한’ 속편은 옴니버스 영화라는 점에서, ‘팔도기생’은 이들과 함께 태현실, 김지미 등 당대 여배우들이 주연했다는 점에서 ‘결혼교실’은 명실상부한 세 여배우가 자존심을 내건 한판 대결의 장이 됐다.

그만큼 세 여배우의 경연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이미 명성을 얻어가던 1960년대 말 이들은 다양한 영화의 주연 자리를 놓고 자존심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들의 캐스팅 소식은 물론 촬영, 개봉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연일 화제에 올랐다. 게다가 정인엽 감독 연출에 남자주인공은 신성일이었고 그의 부인 엄앵란까지 특별출연했으니 대중의 시선이 집중됐음은 물론이다.

세 여배우는 개봉 포스터에 등장하는 이름의 순서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 가나다순 배치에 합의하기도 했다. 또 출연료로 받은 50만원을 모두 의상비로 썼고 결국 “다시는 함께 출연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다고 당시 언론은 전했다.

이런 경쟁을 지켜보며 가장 즐거웠던 사람은 관객이었고 ‘결혼교실’은 10만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했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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