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이것’ 없었으면 저우룬파 “쌀랑해요!” 못 볼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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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일 07시 00분


“쌀랑해요! 밀키스!”

‘영웅본색’ 시리즈 등 홍콩 느와르 영화의 주연으로 국내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린 저우룬파(주윤발·사진).

그가 서툰 우리말로 음료의 이름을 말하는 CF 장면은 당대 회자된 유행어였다.

그때가 1989년 봄이었다. 저우룬파가 한국 CF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은 그해 오늘부터 외국인 모델을 CF에 기용할 수 있게 한 조치 덕분이었다. 방송위원회는 방송용 광고물 심의규정을 대폭 완화해 외국인 광고모델 출연 금지 조항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저우룬파가 모델로 나서 큰 인기를 누리자 자극받은 경쟁업체는 또 다른 홍콩 스타 왕주셴(왕조현)과 모델 계약을 체결하고 6월부터 CF를 방송했다. 미국의 10대 스타인 티파니도 한국 광고에 얼굴을 비쳤다.

이후 미국의 컨트리 스타 케니 로저스, 프랑스 출신 배우 소피 마르소가 외국인 모델 대열에 합류했다. 고 장궈룽(장국영) 역시 국내 CF를 통해 명성을 날린 해외 연예인이다.

이들은 국내 인기 스타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출연료와 신선한 이미지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1991년 광고 시장 개방을 앞둔 상황에서 외국 광고업체와의 합작이나 선진 광고기법 도입 등 흐름도 이를 부추겼다. 하지만 외국인 모델 러시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광고업계는 해외 스타들의 CF 진출이 외국서 만든 광고물이 그대로 국내에서 방영될 수 있다며 이를 경계했다. 해외 스타 출연에 따른 제작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도 우려했다.

실제로 일부 CF는 해외 스타를 ‘모셔오기’ 위해 고액의 출연료를 지불해 광고업계의 우려를 현실화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가 ‘외화 낭비’ 등 이유로 개입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외국인 스타 모델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1990년 초반 외환관리법 등이 개정되면서 샤론 스톤, 새넌 도허티, 브래드 피트, 기네스 팰트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 답: 외국인 모델 CF 출연 허용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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