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Q|스타 셰프가 뜬다]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는 물도 못 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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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3일 07시 00분


□ ‘키친네트’ 고준영 셰프의 하루

셰프 고준영. 스포츠동아DB
셰프 고준영. 스포츠동아DB
결혼 자금으로 지난해 10월 서울 신사동에 레스토랑 ‘키친네트’를 연 오너 셰프 고준영(29·사진)씨. ‘빅마마’ 이혜정의 딸인 그녀는 ‘존슨 & 밀스’ 우등 졸업생이란 야무진 이력의 소유자다. 미래의 스타 셰프를 꿈꾸는 그녀의 하루는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우선 오전 6시30분 일어나면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 가락시장 등을 돌며 장을 본다. 이어 오전 9시30분에 출근하면 10시까지 전날 정산을 하고, 주방의 스태프와 함께 서비스와 음식에 대해 회의한다. 런치 타임에 내놓을 메뉴에 대한 준비다.

점심 서비스 시작 10분 전에는 잊지 않고 챙기는 일이 있다. 화장실 가기다. 서비스가 끝나는 오후 3시까지 주방 밖으로 나올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주방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요리는 분업화해서 하지만(우리가 먹는 하나의 요리는 한 명이 만드는 요리가 아니다), 키친의 총책임자로서 작은 요리도 일일히 맛을 챙기다 보면 숨이 가빠온다. 배는 고프고, 목은 마르지만 심지어 물을 마실 시간은 허락되지 않는다. 오후 3시, 점심 손님이 나가고 나면 그제서야 늦은 점심을 먹는다.

저녁 서비스가 시작되는 오후 6시까지 3시간 남짓한 시간도 휴식이 아니다. 과외 선생에게 일본어를 배우고, 인근 요리 아카데미에서 디저트 클래스를 듣고,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남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준비해야 함을 알기 때문이다.

점심과 똑같이 분주한 저녁 서비스를 하고 나면 시계 바늘은 밤 9시를 가리킨다. 바쁜 하루를 끝내고 선채로 간단히 저녁을 먹은 뒤, 집에 돌아와도 쉴 시간은 없다. 새벽 1시 잠들기 전까지 엄마와 함께 계속 요리에 대한 회의를 한다.

“존슨 & 밀스의 교수가 돼 아시아 요리를 가르치고 싶다”는 그녀.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이길상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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