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나가는 MBC, 이번엔 불법 DVD 장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8일 09시 22분


MBC가 저작권법을 어기고 무단으로 드라마 DVD를 제작해 일본에서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MBC가 한 외주제작사에 저작권이 있는 드라마를 DVD로 만들어 일본에 무단 판매한 사실이 밝혀져 소송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지난 5~6월 MBC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 '2009 외인구단'의 제작사 그린시티 픽쳐스는 17일 "MBC가 '2009 외인구단' 방영이 시작된 직후부터 6월초까지 약 45일간 1~12회 내용을 DVD 영상물로 제작해 일본 전국에 판매했다"며 "계약서상 '2009 외인구단'의 일본 내 저작권은 제작사가 갖고 있는데도 MBC가 이런 불법적인 행태를 벌여 TV채널에 대한 방송권 판매, DVD 배급, 2차 파생상품 사업 등 일본에서 벌이려 했던 모든 사업을 접어야 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린시티 픽쳐스는 우선 18일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MBC를 저작권 위반 혐의로 형사고소하고, 이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예정이다.

총 18부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90억여원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나 MBC는 제작사측에 회당 6000만원씩 총 9억여원의 제작비만을 지급했다. 전체 제작비의 10% 선에 불과한 금액이다.

제작사는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 판매 수익을 통해 투자한 제작비를 회수할 계획이었다. 이 드라마는 18부까지 촬영했으나 MBC가 갑자기 조기 종영을 결정함에 따라 16부까지만 방송됐다.

그린시티 픽쳐스 현병엽 대표는 "MBC가 DVD를 제작해 판매하자 일본 내 방송사, 배급사들이 제작사인 우리가 저작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해 모든 협상이 결렬됐고 이제는 시기를 완전히 놓쳐 버려 일부 배우 출연료를 지급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MBC측이 IP 차단을 하지 않아 일본 등 해외에서 MBC 홈페이지를 통해 '2009 외인구단' VOD 서비스를 볼 수 있게 방치해뒀던 것 또한 저작권 위반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MBC도 제작사의 주장 상당 부분을 인정하고 있다. MBC 해외사업부 정해용 차장은 "10여 년 전부터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국내 방영 직후, 바로 DVD 영상물로 제작돼 일본 대여점에 판매돼왔는데 일본어 자막도 달려있지 않은 이 DVD는 교민들을 상대로 한 소규모 사업"이라며 " '2009 외인구단'도 당연히 저작권이 MBC에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사업을 진행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측 실수였다. 판매된 DVD 매출액은 약 1000만원 선이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 차장은 또 "우리가 일본 DVD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을 모두 제작사측에 돌려주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 대표는 "이미 일본에서 모든 사업을 포기하게 된 상황인데 MBC의 뒤늦은 사과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제작사들은 국내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특권적 지위 때문에 온갖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렇게 해외 수출까지 막아버리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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