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으로 푼 ‘닌자 어쌔신’ 비의 캐릭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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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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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전 세계 동시 개봉

가수 겸 배우 비(영어명 Rain·27)가 처음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액션 영화 ‘닌자 어쌔신(암살단)’이 26일 전 세계에서 동시 개봉한다. 비는 닌자집단 ‘오즈누파’에 몸담았던 라이조 역을 맡았다. 지난해 ‘스피드레이서’에서 조연 ‘태조’로 할리우드에 데뷔한 비는 이번 영화로 엔딩 크레디트에 영어이름 ‘Rain’을 처음 올리게 됐다. 6일 기자시사회에서 공개된 영화 내용과 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기자회견 내용을 ‘R.A.I.N’을 뜻하는 네 가지 용어로 풀어본다.

○ 복수심(Revenge)

영화는 복수에 대한 이야기다. ‘오즈누파’가 비밀병기로 키운 라이조는 조직에서 뛰쳐나와 은인자중하며 조직에 대해 복수의 칼날을 간다. 첫사랑 가리코가 조직을 배신했다는 이유로 살해됐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에서 비는 라이조와의 공통점을 묻는 질문에 “내성적인 라이조와,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는 나는 비슷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라이조에게 복수심이 있었던 것처럼, 나에게도 이 영화를 포기할 수 없었던 강력한 동기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스크랩해 두었던 안티 팬의 글을 보며 되뇌었죠. ‘기다려라. 꼭 보여줄 것’이라고.”(뭘 보여줄 것인지 궁금증이 남았다. 그는 나중에 ‘언젠가 박스오피스 1위가 꿈’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 춤추는 액션(Action)


이 영화에선 총보다 칼이, 칼보다 맨몸이 더 빠르게 움직인다. 총을 든 자는 칼을 든 자에게 사지가 사정없이 잘려 나가고, 어둠 속에서 몸이 휙 사라지는 기술 앞에선 칼도 무용지물이다. 비가 택한 ‘비밀병기’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몸이다. 체인 표창 단날검 양날검 수리검 등 다양한 무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액션연기가 흠 잡을 데 없다. 팔다리를 흔들며 쏟아지는 표창을 춤추듯이 받아내는 장면은 오래 연마해 온 댄싱 기술을 응용한 듯하다. 그는 8개월 동안 각종 무술을 익힌 뒤 스턴트 없이 촬영했다고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는 밝혔다.

○ 담금질(Intensive training)


어릴 적 발바닥에 채찍을 맞으며 아동학대에 가까운 훈련을 견딘 라이조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영화 초반, 호텔 방안에서 검정 팬티만 입은 채 물구나무서기를 한 라이조의 탄탄한 몸은 비가 얼마나 혹독한 훈련을 거쳤는지 짐작게 한다. 그는 “워쇼스키가 나에게 주문한 것은 단 하나였다”고 말했다. ‘팝스타 비는 잊어라, 인간 정지훈은 잊어라, 이제부터 너는 격투기 선수이자 킬러다’라는 주문이었다는 것. 체지방을 0%에 가깝게 만들었더니 체형까지 변했다고 그는 밝혔다. 혹독한 담금질의 부작용도 엿보인다. 복수를 성공하고 불길 속으로 사라지는 그의 걸음걸이는 유독 경직된 어깨 때문에 뻣뻣해 보였다.

○ 무표정(No facial expression)

라이조는 내면의 상처만큼 복수심 두려움 등 다양한 감정을 표출해야 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영화에서 비는 무표정 속에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복수를 마친 라이조가 오즈누파의 훈련소 담벼락에서 짓는 알 듯 말 듯한 미소는 그래서 인상적이다. 비는 이를 ‘무언의 포효’라고 표현했다.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닌자 어쌔신’은 여러 면에서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어떠한 감정이든지 최소한으로 표현하도록 훈련된 라이조와 아무것도 표현하지 않는 비의 능력이 조화를 이뤘다”고 평했다. 18세 이상 관람가.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dongA.com에 동영상

▲영상취재=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자료 제공 올댓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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