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비빔밥’ 끝순이 최아진, “발군의 연기력? 아직은 발연기…”

  • Array
  • 입력 2009년 10월 31일 07시 00분


당돌한 막내딸, 촬영장선 발끝순…선생님들 졸라 틈틈이 연기 수업

MBC 주말드라마 ‘보석비빔밥’에서 ‘말썽꾸러기 딸’ 서끝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신인 연기자 최아진.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MBC 주말드라마 ‘보석비빔밥’에서 ‘말썽꾸러기 딸’ 서끝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신인 연기자 최아진.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끝순이’라는 독특한 이름이 안방극장에서 화제다.

이런 이름을 가진 주인공은 60∼70대 할머니가 아닌 새침데기 여고생. 이름에 불만이 많은 이 소녀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다는 이유로 술에 취해 부모에게 당돌하게 대든다.

MBC 주말드라마 ‘보석비빔밥’(극본 임성한·연출 백호민)에서 부잣집 막내딸 서끝순으로 출연 중인 신예 최아진(19)이 요즘 맞닥뜨린 상황이 바로 이렇다. 이름을 바꿔 달라고 고집을 부리며 심지어 담배까지 피우는 말썽꾸러기다. 화가 난 아빠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한복을 차려입고 새벽부터 석고대죄도 마다치 않는다.

“석고대죄 장면이 방송한 뒤 전화에 불이 났어요. 제가 봐도 좀 당돌하긴 하죠. 촬영장에서 별명은 ‘발끝순’이에요. 감독님이 발로 연기하는 것 같다며 놀리는 말인데 그럴 때면 저는 오히려 더 혼내달라고 말해요.”

최아진이 드라마에서 주로 상대하는 배우는 박근형과 오미희 홍유진 등 중견들이다. 특히 아빠로 나오는 박근형은 실제로는 그녀의 할아버지 정도의 나이 차이. 그런데도 기죽지 않고 “학교에 가는 마음으로 현장에 나가 실전 연기를 배우고 있다”는 게 최아진의 말이다.

박근형을 따라다니며 “더 알려주고 더 혼내 달라”고 부탁하는 게 그녀의 일상이다. 최아진은 “선생님들은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주는 심정 같아 보인다”는 여유도 부렸다.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이지만 강단 있는 최아진의 성격은 고등학교 2학년 때 고향인 대구를 떠나 연예인을 꿈꾸며 홀로 서울에 와 생활하며 쌓였다. 고교시절 인터넷 미니홈피가 유명세를 치르며 지금의 소속사와 인연을 맺었고 곧바로 KBS 2TV 주말드라마 ‘내 사랑 금지옥엽’에 출연했다. 영화 ‘가벼운 잠’으로도 경력을 쌓았다.

“연기에 대한 환상이 컸는데 ‘내 사랑 금지옥엽’이 끝나고 6개월 동안 아무런 일이 들어오지 않았어요. 혼자 사는 집세나 생활비를 벌어야 했는데 막막했죠. 매니저에겐 말하지 않고 PC방이나 식당, 호텔 뷔페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었어요.”

최아진은 “다 포기하고 대구로 내려갈 결정”을 했다. 그때 ‘보석비빔밥’ 오디션 기회가 찾아왔다.

“임성한 작가님은 제게 은인이에요. 24시간 중 가장 어두운 때가 해뜨기 직전이라잖아요. 어두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보석비빔밥’으로 다시 해를 보게 된 기분이에요.”

최아진은 ‘보석비빔밥’에서 악역의 한 축을 담당한다. 극 중 오빠인 이태곤과 고나은이 결혼하면 ‘못된 시누이’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모든 채워가고 싶어요. 연기든 인성이든 채우다 보면 언젠가는 ‘익은 연기’를 할 때가 오겠죠. 박근형 선생님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단어가 ‘익은 연기’인데 그건 시청자의 공감을 사는 연기를 뜻하는 것 같아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