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주’ 주연 서우 “배우와 사랑…내겐 금지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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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7시 30분


형부와 처제의 겉잡을 수 없는 사랑을 연기한 서우. 영화 ‘파주’에서 파격적인 변신에 나선 서우는 실제로는 “힘겨운 사랑을 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yohan@donga.com
형부와 처제의 겉잡을 수 없는 사랑을 연기한 서우. 영화 ‘파주’에서 파격적인 변신에 나선 서우는 실제로는 “힘겨운 사랑을 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yohan@donga.com
“배우와 사귀는 것이죠.”

그녀에게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친구의 애인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같은 직업을 가진 이성과 사랑하는 것이라고 배우 서우는 말했다.

스물다섯의 숙녀가 스캔들만은 결코 일으켜서는 안 될 일이라 귀에 못이 박히게 교육을 받는다고 해도 고분고분 따를리가 만무한데…, 사연이 궁금했다.

“배우들이 절 좋아하지도 않을 것 같고, 배우끼리 사귄다는 게 굉장히 힘든 일이란 말을 많이 들어서요.”

형부와 처제의 겉잡을 수 없는 사랑. 단 한 줄의 설명만으로 어떤 내용일지 솔깃해지는 영화에서 서우는 처제를 연기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화제의 영화 ‘파주’(감독 박찬옥)가 그것.

시집간 그녀의 큰 언니가 동생의 선택이 못마땅해 “정확히 3초간 침묵 시위를 했던” 이 영화를 굳이 선택한 것은 배우로서 자신의 역량을 시험하기 위함이었다.

어찌됐건 유사한 경험이라도 있어야 연기의 밑거름이 될 텐데, 서우는 여태껏 흘러간 노래의 가사처럼 “안 되는 걸 알면서 왜 그랬을까”라는 식의 “힘겨운 사랑을 해본 적이 솔직히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그녀에게 영화 ‘파주’는 배우로서 가장 큰 도전이자 한편으로 가장 큰 위기이기도 했다. 자신을 스타덤에 올린 영화 ‘미쓰 홍당무’를 찍고 난 직후에도 서우는 그렇게 엄살을 부렸는데도 각종 영화상에서 신인상을 휩쓰는 저력을 보였다.

영화와 방송계에서는 서우에 대해 남다른 연기력을 갖춘 될 성 싶은 신인으로 눈여겨보고 있다. 이는 영화 ‘미쓰 홍당무’, MBC 드라마 ‘탐나는도다’, 최근 ‘파주’까지 거칠 것 없는 연기 행보를 펼치는 그녀의 활동을 통해 이미 입증됐다. 그녀의 말을 빌리면 그냥 “계속 일만 하고 있다”고 한다. 평범하지 않으면서도 막상 말하려고 하면 이렇다할 지배적인 이미지를 표현할 수 없는 기묘한 매력. 이에 대해 서우는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미쓰 홍당무’에 나왔던 대사 한 줄을 인용했다.

“우리 같은 사람은 더 열심히 살아야해.” 도대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길래.

“키나 체형이나 얼굴이나 부족한 게 많지요. 저 같은 배우는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연기 역시 민망하게 못했던 시절도 있었고….”

가야할 길을 알고 있다는 것은 큰 깨달음이자 경쟁력이기도 하다. 서우 또한 그러했다. “지금까지도 새로운 캐릭터를 늘 찾아다녔듯” 자신에 대한 실험은 계속될 것이며 그리하여 “특이하지만 예쁘다”란 평가를 얻고 싶다고 그녀는 말했다.

영화 ‘미쓰 홍당무’를 제작했던 박찬욱 감독이 자신의 차기작 연기자에 서우를 내정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지만 정작 그녀는 “금시초문”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명장도 탐내는 배우. 그것이 서우의 현주소다.

“박찬욱 감독님 딸 이름도 서우에요. 그래서 딸처럼 더욱 애착이 가시나 봐요, 하하.”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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