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어린이’역 진지희양 “연기는 연기일뿐, 오해마세요”

  • 입력 2009년 9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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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아역배우 진지희(왼쪽)와 서신애. 극중 진지희는 서신애를 사사건건 괴롭히지만 실제로는 무척 친하다. 이지연 기자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아역배우 진지희(왼쪽)와 서신애. 극중 진지희는 서신애를 사사건건 괴롭히지만 실제로는 무척 친하다. 이지연 기자
실제론 극중 ‘해리’와 정반대

“한 번만 더 내 음식에 손댔다간 네 머리카락 다 뽑아버린다!”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 오현경과 정보석의 딸로 나오는 정해리는 방송에서 보기 힘든 ‘못된 어린이’ 캐릭터다. 못된 정도가 지나쳐 자기가 좋아하는 갈비를 두 점 먹었다는 이유로 셋방살이하는 소녀 신신애(서신애·11)의 뺨을 찰싹 때린다.

‘지붕뚫고…’ 인터넷 게시판에는 그 연기를 칭찬하는 글도 있지만, ‘우리 아이가 닮을까봐 TV 켜기가 무섭다’ ‘어린이에게 저런 역할을 시키면 어떡하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그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24일 경기 고양시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정해리 역을 맡은 아역배우 진지희 양(10)을 만났다.

“이거 매점 가서 사온 건데, 드실래요?” 수줍게 과자를 내미는 모습은 극중 안하무인 ‘해리’와 정반대였다. 그의 어머니는 “시청자들이 실제 모습이라고 오해할까봐 지희 미니홈피에 아빠가 ‘연기는 연기일 뿐 오해하지 마세요’라고 썼다.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시청자 게시판을 못 보게 한다”고 말했다.

진 양은 2003년 네 살 때 KBS ‘노란손수건’으로 데뷔해 SBS ‘자명고’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등에 출연한 7년차 아역배우. 요즘 시청자의 비판에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별로 신경 안 써요. 감독님 말씀만 들어요. 감독님이 더 강하게, 더 강하게 하라고 하세요. 정보석 아저씨가 ‘지금은 악플이 많겠지만 나중에는 사람들이 네 연기를 칭찬할 거다’라고 말해줬어요.” 그는 큰 눈을 반짝이며 배시시 웃었다.

진지희가 신신애 역을 맡은 서신애의 뺨을 때리는 장면에 시청자들이 혀를 내둘렀다.

“신애 언니가 찍기 전에 ‘세게 때려서 한 번에 끝내자. 살짝 때리지 마’라고 했어요. 언니랑 되게 친해요. 오늘도 같이 하려고 닌텐도 게임기를 갖고 왔어요.”

극중 캐릭터가 실제가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연기를 잘하지만 따로 연기 지도를 받은 적은 없다. “대본을 보면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떠올라요.”

얌전하던 그가 다음 촬영을 위해 대본을 외울 땐 순식간에 ‘해리’로 변했다. “죽을래! 밥이나 먹어 이 빵꾸 똥꾸야!”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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