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을 넘어 선 신화의 이름’ 클로드 볼링 내한공연

  • 입력 2009년 9월 1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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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볼링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가 만든 음악은 이미 전설을 넘어 신화급에 올라 있다.

100편이 넘는 TV와 영화음악들. 그의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 ‘볼사리노’, ‘어웨이크닝’, ‘빌리와 필’, ‘은곰들’, ‘루이지아나’의 익숙한 멜로디가 귓가를 휘감는다.

볼링을 재즈 피아니스트 또는 크로스오버 뮤지션의 범주에 가두는 것은 어쩐지 결례라는 생각이 든다. 팝과 재즈, 클래식을 섞어 볼링만의 스타일로 재생하는 과정은 신비스럽기조차 하다. 우리식으로 치면 완벽한 비빔밥의 미학이다.

플루티스트 장 피에르 랑팔과 함께 한 그의 절대작 ‘플루트와 재즈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은 크로스오버 장르사의 기적이다. 이 음반은 빌보드 클래식 차트에서 무려 530주나 오르는 위업을 새겼다.

프랑스의 그래미상이라 할 수 있는 그랑프리 디스크를 무려 여섯 차례나 수상했다.

프랑스 칸느에서 1930년에 태어났으니 우리 나이로 팔순. 그의 거장적 음악을 재확인하기에 앞서 앞으로 얼마나 더 그의 살아있는 연주를 들을 수 있을지 우려가 앞선다. 그런 만큼 귀한 공연이다.

이번 내한공연에 볼링은 19인조 빅밴드를 이끌고 온다.

내한할 때마다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한국팬들을 위해 애국가와 몇몇의 한국곡을 빅밴드 편성으로 연주할 계획이라 하니 더욱 고마울 밖에.

게다가 한두 번 공연하고 한국을 뜨는 게 아니라 전국을 돈다. 서울을 비롯해 대구, 부산, 마산 등을 순회하며 ‘볼링표 음악적 세례’를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베풀 계획이다.

빅밴드 외에 아담한 7인조 밴드와의 공연도 있다. 클로드 볼링의 참모습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클래식 선율을 타고 흐르는 재즈의 미학. 거장의 살아있음이 그저 기쁠 뿐이다. 클로드 볼링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시대의 확실한 축복이다.

빅밴드 공연: 9월13일(일) 8시|예술의전당 콘서트홀|문의 02-6080-5643

7인조 밴드 공연: 9월18일(금) 8시|구로아트밸리|문의 02-2029-1700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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