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화성인… 허경영 편’ 비판

  • 입력 2009년 8월 12일 02시 50분


“아무 근거없는 허무맹랑한 주장 여과없이 방영”

방송개혁시민연대는 11일 케이블 채널 tvN에 4일 방송된 ‘화성인 바이러스-허경영 편’(사진)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허경영을 게스트로 초대해 마치 출소 기념 특집인 듯 시종일관 그를 미화 찬양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고 비판했다. 이 방송은 본방송 이후 9번 재방송됐다.

시민연대 측은 “허경영은 일반인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로 두 번 출마했고 다음 대선에도 출마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정치인”이라며 “이런 인물이 아무런 근거도 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에서 무차별적으로 해도 되는 것인지 제작진에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날 방송에서 허경영은 ‘나의 눈을 0.5초만 보면 암도 치료된다’ ‘나의 이름만 불러도 병이 낫는다’고 주장했고 자신은 축지법, 공중부양, 수상보행이 가능하다는 등 시청자들이 납득하기 힘든 주장을 되풀이했다. MC 3명은 이러한 발언의 진위를 가려내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방송이 끝난 뒤 시청자 게시판에는 ‘재미있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허무맹랑한 내용을 여과 없이 방송한 제작진을 비판하는 글이 적지 않았다.

ID ‘roomtiger007’은 ‘사회자들은 맞장구만 치고 공중부양이니 물위를 걷는다는 것 등은 검증 시도도 안 하고 끝났다’며 ‘즉흥적으로 시청률에 연연하지 말고 검증을 할 것이면 확실히 해서 방송을 하든지 아니면 방송 자체를 하지 말아 달라’는 글을 올렸다. 일부 시청자들이 과장된 발언을 진짜라고 믿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제작 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tvN 홍보팀 이동욱 대리는 “화성인 바이러스 프로그램 취지 자체가 특이한 인물을 초대하는 것으로 허경영 씨도 프로그램 콘셉트에 적합하다고 판단돼 섭외했고, 누리꾼들의 섭외 요청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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