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집 ‘얼라이브’ 발표 김경호 “난 영원한 로커다”

  • 입력 2009년 7월 20일 07시 38분


대중성 보다 나만의 음악! 강렬한 초기 메탈록 복귀 “콘서트서 ‘살아있음’ 증명”

가수 김경호가 최근 발표한 9.5집 미니앨범 제목은 ‘얼라이브’다.

‘살아있다’는 뜻의 이 제목은, ‘영원한 로커’로서 그가 밝히는 비장한 각오이다. 또한 자신의 병세를 묻는 사람들에게 안녕함을 알리는 대답이다.

김경호는 2006년 초부터 ‘무혈성 골두괴사’란 병마와 싸우면서 발표한 두 장의 앨범(8·9집)은 ‘아프다’는 사실에 묻혀 크게 알려지지 못했다.

또한 몇 장의 앨범을, ‘대중성’을 요구하는 음반사의 요청에 따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들로 채우다보니 음악적 정체성도 모호해지고 말았다. 김경호는 그래서 자신이 애초 추구했던, ‘김경호다운 음악’으로 “나는 살아있다”고 외치게 됐다.

신곡 4곡이 수록된 이번 ‘얼라이브’ 음반은 김경호 초기 스타일인 메탈음악이 들어있다.

강렬하고 날카로운 메탈 록은 일렉트로니카와 힙합이 잘 버무려진 아이들 가수의 노래에 익숙해진 세대들에겐 ‘딴 나라 음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들에게 록가수는 영화 ‘라디오스타’에 나오는 최곤 같은 그저 ‘옛날 가수’일 뿐일 수 있다. 그러나 김경호는 이런 시대를 거스르는, 트렌드에 역행하는 음악으로 20대들에게 다가서겠다고 했다.

“예전의 음악을 고수한다는 것만으로 ‘구닥다리’ 취급하는 시선이 많아요. 록스타를 그저 ‘라디오스타’ 쯤으로 치부해버리는 것, 제가 한번 깨고 싶어요. 나의 옛날 스타일로 댄스음악에 젖어있는 20대와 젊은 세대들을 공략하고 싶습니다.”

김경호는 데뷔 시절, 멜로디가 있는 메탈음악과 소리를 지르듯 부르는 ‘샤우팅 창법’으로 H.O.T와 젝스키스의 강세 속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대학가에서의 인기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예전에도 아이들 스타들이 존재했고, 사람들이 그들에 열광했어요. 데뷔 초기에 ‘헤비메탈 음악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전 해냈습니다. 지금도 아이들 음악이 시장을 주도하지만, 그래서 제 음악은 생소할 수 있지만, 온전한 내 음악으로 팬 층을 넓혀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의 옛 시절의 영광을 재현해보고 싶습니다.”

김경호는 주위로부터 펑키음악이나 일렉트로니카를 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지만 “내가 할 줄 모르는 걸 왜 하느냐”며 자신의 음악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원들은 꾸준히 하면 승진이라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기 음악을 꾸준히 하는 것은 참 힘들어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록이 잘 안 먹히는 음악이죠.”

9.5집 ‘얼라이브’의 타이틀곡은 소속사의 권유에 따라 대중성 짙은 ‘데려오고 싶다’로 정했지만, 김경호는 날카로운 느낌의 메탈음악 ‘페이스 투 페이스’ ‘는개비’에 애정이 많다.

“대중성과 하고 싶은 음악 사이에서 늘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음악적 가치관과 철학이 현실과 달라 크게 늘 고민됩니다. 10집은 나다운 음악, 정말 강렬한 앨범이 될 것 같아요.”

자신을 안쓰럽게 보는 주위를 고려해 올 초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김경호는 25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대강당에서 박완규와 함께 조인트 콘서트 ‘용호상박’를 통해 ‘살아있음’을 증명해 보일 예정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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