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가가 특별했던 3일…‘팝 대세’는 달랐다

  • 입력 2009년 6월 19일 08시 12분


미국의 팝스타 레이디 가가 2박3일간의 내한 일정을 마치고 18일 한국을 떠났다.

그녀의 방한은 입국 전부터 국내 음악계와 미디어의 관심이 높았다. 지금 한창 빌보드에서 1위를 달리는 ‘핫’한 팝스타의 내한은 정말로 오랜만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파격적인 패션으로 관심을 받아온 터라 그녀의 패션과 언행에도 기대가 컸다.

레이디 가가는 공항 입국 때부터 돋보였다. 마릴린 먼로 스타일의 머리와 동양화 의상을 입고 입국해 환영 나온 팬들과 언론에 기꺼운 마음으로 손을 번쩍 치켜들며 포즈를 취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레이디 가가의 진면목은 방한 이틀째인 17일의 행사에서 더욱 돋보였다. 이날 서울 도심의 호텔에서 점심시간에 열린 기자회견장에 그녀는 망사로 된 파격적인 시스루 옷을 입고 등장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급호감’이 생긴 것은 망사 속으로 훤히 보이는 손바닥만한 ‘므흣한’ 속옷 보다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성의와 당당함이었다. 그녀는 한국 팬들과 미디어가 어떤 것을 바라는지 알고 있기에 그렇게 ‘예쁜 옷’(레이디 가가의 표현대로)을 입었다며 “내 인생 자체가 퍼포먼스다” “난 의리 있는 여자다”라고 자신의 주관을 당당하게 말했다.

레이디 가가의 프로 근성은 같은 날 밤에 열린 쇼케이스에서 가장 빛났다.

30여분, 5곡의 ‘짧은’ 무대였지만 그녀는 의상을 세 번이나 갈아입었다. 피아노를 치며 보여준 언플러그드 라이브, 흑인 댄서와 펼치는 담배 퍼포먼스 등 자신의 끼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녀의 무대를 보며 열흘 전에 푸시캣돌스의 너무 ‘단출했던’ 공연이 떠올랐다. 기자회견 때 미국진출에 나선 한국가수들에 대한 조언으로 “작은 무대부터, 팬 한 명을 소중히 생각하고 기본부터 차근차근하라”라고 말한 것이 괜한 립서비스가 아님을, 그녀는 무대에서 직접 몸으로 보여주었다.

레이디 가가는 86년3월생으로 이제 만 스물셋. 아직 20대 초반의 그녀가 어떻게 세계의 트렌드 세터로 지구촌 팝 팬들의 사랑받는지, 왜 ‘팝의 대세’라 불리는지 2박3일의 짧은 방문이었지만 충분히 느껴졌다.

한 가지 더. 그동안 한국에 온 해외 스타들은 대개 전속 미용, 또는 헤어 드레서를 대동했다. 그러나 레이디 가가는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담당과 함께 오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메이크업을 한국에 있는 동안 서울에 있는 한 미용실에 전담시켰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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