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려면 띄워라, 이슈를!

  • 입력 2009년 4월 28일 02시 55분


연예계의 이슈 메이킹은 다양하게 이뤄진다. 앞서 인기를 얻은 스타와의 친분이나 음원의 사전 유출 때문에 주목받은 보아 이민호 이준기 윤하(위부터).
연예계의 이슈 메이킹은 다양하게 이뤄진다. 앞서 인기를 얻은 스타와의 친분이나 음원의 사전 유출 때문에 주목받은 보아 이민호 이준기 윤하(위부터).
이민호-다비치 등 스타 인맥 과시로 눈길 끌고

이준기는 인터넷에 앨범재킷 사전 유출돼 화제

‘스타와의 친분이나 가족 공개하고, 닮은꼴 연예인과 연결짓고….’

연예계에서 ‘이슈 메이킹’은 예사다. “안티 팬보다 무서운 게 무관심”이란 말처럼 눈길을 끄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KBS2 토크쇼 ‘샴페인’은 출연자의 말실수로 논란이 됐지만 그로 인해 시청률이 올라가기도 했다. 최근 연예계 ‘이슈 메이킹’은 일단 화제가 만들어지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간다. 더구나 이슈가 만들어지는 모양새도 비슷하다.

신인일 때는 톱스타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이슈를 만든다. KBS2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통해 스타로 떠오른 이민호는 이 방식을 활용했다. 드라마 초반 신인이었던 그는 배우 정일우 박보영과 친구 사이임을 강조했다. 인기가 오른 뒤엔 역전됐다. 지난달 2집을 낸 여성듀오 ‘다빈치’의 멤버 강민경은 이민호와의 친분을 드러냈다. 최근엔 김시향이 영화 ‘울학교이티’에서 이민호와 연인으로 출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인 가수들은 동반 출연으로 후광 효과를 노린다. 4인조 여성그룹 ‘2NE1’은 ‘빅뱅’과 함께 광고에 출연해 ‘여성 빅뱅’으로 불렸다. 래퍼 ‘낯선’이 그룹 ‘카라’ 한승연, ‘소녀시대’ 티파니 등과 방송에 함께 출연하거나 솔로 가수 ‘AJ’가 비에게 안무를 배운 사실을 공개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닮은 외모를 비교하는 방법도 있다. 3인조 여성 그룹 ‘씨야’의 새 멤버로 발탁된 지연은 김태희와 닮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자의반 타의반 ‘제2의 김태희’로 불리는 연예인은 이민정 한다민 서혜원 허이재 등이 있다.

가족을 공개하는 방식도 이슈를 만든다. 형제나 사촌의 사진을 블로그 등을 통해 소개하거나 함께 방송에 출연하기도 한다. 그룹 ‘동방신기’ 멤버 시아준수의 이란성 쌍둥이 김준호 씨나 가수 솔비의 언니 권수정 씨, 그룹 ‘슈퍼주니어’ 이특의 누나 박인영 씨는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등을 비롯해 여러 프로그램에 나왔다. ‘빅뱅’ 탑의 누나, 배우 이연희의 언니, 한예슬의 오빠, 김옥빈의 동생 등이 인터넷에서 사진이 공개되면서 주목받았다.

가요계에서는 예기치 않은 음원의 사전 유출 때문에 이슈가 되는 경우가 있다. 15일 나온 가수 윤하의 3집을 비롯해 보아의 미국 정규 1집 타이틀곡 ‘아이 디드 잇 포 러브’, 란, ‘FT아일랜드’, 케이 윌 등이 비슷한 사고를 겪었다. 앨범 재킷이나 영화의 포스터, 영화음악(OST)이 사전 유출되기도 한다. 11일 영화배우 이준기의 가수 데뷔 앨범 재킷이 음반이 나오기 전에 인터넷에 올랐다. 17일에는 한 여성이 누드로 나오는 영화 ‘오감도’의 포스터가 사전에 인터넷에서 유출돼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기획사 측에선 사전 유출은 홍보 전략을 망치는 사고나 다름없다. 하지만 엇비슷한 사전 유출 사고가 잇따르자 ‘이슈 메이킹’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한다. 음악 웹진 ‘이즘’의 이대화 편집장은 “뮤지션의 창작열을 무디게 한다는 점에서 고의로 음원을 유출하진 않을 것”이라며 “만약 일부에서 그런 행위를 한다면 음반 시장의 ‘제살 깎아먹기’이므로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하가 소속된 라이온미디어의 이애경 홍보이사는 “회사로선 금전적 손실이 따르고 뮤지션 입장에선 창작물을 도둑맞은 기분이 드는 일”이라며 “최근에는 비슷한 사건이 자주 일어나 마케팅 전략으로도 별다른 이득이 없어 고의로 유출시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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