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하이라이트]코미디 ‘막말-선정적 표현’ 위험수위

  • 입력 2009년 4월 27일 02시 58분


방통심의위, 지상파 일부 프로그램 분석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막말과 선정적 폭력적 표현, 인신공격이 1, 2분당 한 번꼴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6일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 MBC ‘개그야’, KBS2 ‘개그콘서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 ‘지상파 방송 3사 코미디 프로그램 내용 분석’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방통심의위는 3월 마지막 주와 4월 첫 주에 방송한 해당 프로그램 2회분을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방통심의위가 지적한 건수는 ‘웃찾사’가 115건으로 가장 많았고 ‘개그야’ 76건, ‘개그콘서트’ 53건이었다. ‘웃찾사’와 ‘개그콘서트’는 비속어 욕설 인신공격이, ‘개그야’는 선정적인 표현이 많이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웃찾사’ 중 ‘으랏차차 정감독’ 코너에서는 뚱뚱한 여성 출연자에게 “허리가 없다” “가슴이 나오고, 배가 지지 않으려고 해서”(배가 많이 나왔다) 등으로 외모를 비하했다. 배에 반창고를 붙이고 세게 떼어내기, 인내심 테스트라며 옷 속에 얼음을 넣거나 빨래집게를 코와 볼에 집고 잡아당기기, 고주파기를 얼굴에 붙이고 강도를 점차 높이는 폭력적인 상황을 내보냈다.

‘개그야’의 ‘비겁한 거리’ ‘공포의 오감독’ 코너에서 ‘놈’ ‘인마’라는 표현이 자주 나왔다. ‘엄친소’(사진) 코너에서는 엄마가 딸에게 “저년이 말하는 것 좀 봐”라는 대사도 나왔다. 엄마의 남자친구 역으로 나온 출연자가 상대 여성의 몸을 과도하게 만지거나 반대로 여성이 남성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훑는 장면도 선정적인 표현이라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시사매거진 박준형의 눈’에서는 “성형수술을 해야 남자친구도 생긴다” “성형수술을 하려면 코뿐 아니라 눈도 같이 해야 예뻐지고” 등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대사를 내보냈고, 출연자의 콧구멍에 나무젓가락을 넣고 부러뜨린 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도 방송했다.

‘개그콘서트’ 중 “자빠졌네” “처먹어”(‘할매가 뿔났다’), “한번 뜨자”(‘씁쓸한 인생’)는 거친 말이 특정 코너에서 반복적으로 쓰였다. ‘달인’ 코너에서는 특정 부위만 때려 고통을 참는 장면, ‘뿌레땅 뿌르국’ 코너는 출연자들이 서로 엉겨 붙어 싸우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2009 봉숭아학당’의 ‘왕비호’는 인기가 좀 떨어지는 대중문화 스타를 ‘눌은밥’으로 불렀고, 더 인기가 없으면 ‘탄 밥’ ‘쉰밥’이라는 표현을 썼다.

방통심의위는 “이들 프로그램은 폭력, 선정성, 인신공격 등 자극적인 소재와 표현으로 억지웃음을 만들기보다 참신하고 다양한 소재로 건강한 웃음을 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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