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연기대상 공동수상 비난 확산

  • 입력 2009년 1월 3일 02시 57분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2008 MBC연기대상에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김명민 씨(왼쪽)와 ‘에덴의 동쪽’ 송승헌 씨가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하자 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2008 MBC연기대상에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김명민 씨(왼쪽)와 ‘에덴의 동쪽’ 송승헌 씨가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하자 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공영방송 포기” “드라마 홍보용” “스타잡기 양다리” 댓글 봇물

“자칭 공영방송이라고 주장하는 MBC가 가장 소중하게 지켜야 할 가치가 공정성이 아니었습니까? 이번 시상식은 MBC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배우들의 실력을 정당하게 인정해주는 대신에 연기대상을 드라마 홍보용으로 쓴 MBC에, 한 가닥 남아 있던 신뢰마저 사라졌습니다.”(백인길·2일 오전 MBC 시청자 게시판)

MBC가 지난해 12월 30일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 씨와 ‘에덴의 동쪽’ 송승헌 씨에게 공동으로 대상을 준 데 대한 비판이 시상식이 끝난 사흘째인 2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MBC 게시판에는 2일까지 모두 6000여 건의 글이 올라왔으며 이 중 대부분은 “김명민이 단독으로 받아야 한다”는 뜻을 담은 글이다.

시청자 견세경 씨는 2일 오후 MBC 게시판에 글을 올려 “(공동대상을 초래한) 잘못된 시스템에 대한 곱지 않은 눈초리가 있다는 점을 MBC는 알아야 한다”며 “한류 스타와 명배우를 다 잡으려는 양다리짓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시청자들이 분노하는 까닭은 김 씨와 송 씨가 같은 무게의 대상을 받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더구나 MBC가 연기대상을 공동으로 수여한 것은 23년 만으로 공동대상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라디오 부문을 제외한 14개 부문 중 ‘에덴의 동쪽’이 최우수상 황금연기상 올해의작가상 등 10개 부문을 탄 것도 ‘김명민 송승헌 공동대상’의 논란을 부채질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이번 시상식은 연기력이 아닌 그 이외의 요소가 많이 작용한 것 같다”며 “배우들을 치하하기 위해 주는 상이 되레 연기력 있는 배우를 죽이는 자가당착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C의 관계자는 “미니시리즈(베토벤 바이러스)에 출연하는 배우의 연기와 50부작(에덴의 동쪽)을 긴 호흡으로 끌고 가야 하는 배우의 연기를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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