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 “내 남자? 완벽男 보다 매력男이 좋다”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7시 47분


12월4일 개봉하는 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감독 여균동·제작 싸이더스FNH) 속 당돌하고 당당한 기녀로서 그녀의 캐릭터에 빗대 실제 성격을 묻자 김옥빈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겁도 많고 소심하다”며 발랄한 웃음을 내보인다.

사실 배우에게 영화 속 캐릭터와 닮았는지 여부를 묻는 것 만큼 재미없는 질문도 없다. 김옥빈 역시 그랬던지 발랄을 넘어 호탕한 웃음으로 분위기를 몰고 갔다.

1724년 조선시대 기방 명월향과 당대 최고의 기생 설지(김옥빈)를 둘러싸고 조선 ‘최고 주먹’(이정재, 김석훈)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속에서 김옥빈은 “똥폼 잡는 남자들에게 질려” 한양으로 날아든다.

“돈 많고 좀 배웠다 싶은 것들이 눈에 차지도 않아 이젠 빈틈많은 남자에게 관심을 내보이는 기생”이다.

- 모든 조건을 갖춘 남자가 좋지 않나.

“완벽한 남자가 어디 있나? 스펙을 갖춘 남자가 날 좋아할까? 내 이상형은 내 눈에 안경이다. 내게만 매력이 와닿으면 된다.”

- 내 눈에 안경이라.

“이를테면 ‘손이 예쁘잖아’, ‘눈이 예쁘잖아’와 같은 이유로만 만날 수 있는 남자 말이다. 친구들이 그런다. 내 취향이 별나다고.

친구들이 보기엔 별로여도 내게는 좋은 남자일 수도 있지 않나.”

- 그런 사람이 곁에 있었나. 혹은 있나.

“연애를 말하나? 해야지. 하기도 했지. 하고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지금은 누구를 어떻게 만나느냐보다 내게 더 집중할 시간이 필요하다.

난 연애를 해도 단 한 번도 숨어 만나거나 하지 않았다. 너무나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 나서니 오히려 사람들이 당황하더라. 연애란, 남녀가 자연스레 만나는 것 아닌가. 그것 때문에 내 일에 영향을 받고 싶지는 않다.”

듣자 하니 그녀의 말은 어느 한 구석 틀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을 되풀이했지만 새삼 공감의 정도는 컸다.

그렇게 당당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지만 이정재, 김석훈, 이원종 등 선배 연기자들과 충무로 중견인 여균동 감독 등 쟁쟁한 이들과 함께 한 작업에서 처음에는 주눅들 수밖에 없었을 듯하다.

“선배들의 이미지에 눌렸고 감독님의 카리스마에 주눅들었다”지만 아마도 그녀 특유의 발랄함으로 그들에게 다가갔을 터이다.

# “사실 초중고 시절엔 무대공포증 같은 울렁증도 있었다.”

“이미 알려진 사실”임을 상기시키며 김옥빈은 말을 이어갔다. “연극반 활동을 했는데 공연 당일 많은 사람들이 무대 위의 날 쳐다본다는 게 겁나 도망을 가기도 했다”는 그녀는 “나홀로 집중하는 법”을 익혔고 “결국 좋아하는 일”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왔다.

- 일이 재미없을 때도 있지 않을까.

“밥 굶길 때. 하하하! 난 건강하다. 잘 하면 되고 잘 먹으면 된다고 늘 생각한다. 운동도 얼마나 열심히 하는데?!”

- 친구가 많겠다.

“날 좋아하는 친구보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더 많을 것 같다.”

김옥빈은 두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버려진 고양이를 키워 입양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양이가 얼마나 건방진 줄 아느냐”면서 “그래도 키우는 재미가 감칠맛난다”며 웃는다.

김옥빈은 지금 그렇게 “감칠맛”을 내는 배우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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