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우가 돼 자녀와 학교생활 해보니…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2시 58분


“내 아이는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내 아이와 같은 반이 돼서 지켜볼 순 없을까.”

대부분 부모들이 가지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EBS ‘리얼실험프로젝트X’(11일 오후 7시 50분)에선 중고교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2주일간 아이와 동급생이 돼 학교생활을 같이하는 실험을 벌였다.

충남 공주시에서 양돈을 하는 최상숙(37) 씨는 모범생인 딸 송시내(14·중1) 양이 공부에만 매달리는 것이 안쓰러워 실험에 지원했다. 하지만 최 씨는 집에선 볼 수 없었던 딸의 모습에 깜짝 놀란다.

쓰레기 분리수거 일을 맡은 딸은 제대로 분류하지 않고 눈속임으로 쓰레기를 담은 뒤 선생님에게 다 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 결국 이 일이 들통 나는데 최 씨는 선생님에 대한 딸의 태도가 불손해 더욱 놀란다. 최 씨는 딸을 꾸짖어 보지만 딸은 “엄마가 등교하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또 다른 실험자인 강인철(46) 씨는 고2인 아들 강동호(18) 군과 짝이 돼 바로 옆에서 행동을 지켜봤다. 수행평가 시간. 그러나 시험을 잘 보겠다는 열정은 전혀 없고 대충 문제를 푼 뒤 엎드려 잔다. 강 씨는 “3일만 공부하면 좋은 성적 내겠던데 왜 그러느냐”고 충고하지만 아들은 듣지 않는다. 방과 후 아들은 강 씨를 떼어놓고 친구 집으로 줄행랑을 친다. 아들과 가까이 해보려는 시도는 아들의 거부로 번번이 실패한다.

이창용 PD는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과 이해 부족이 어디서부터 비롯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며 “2부(18일 오후 7시 50분)에서 자녀들이 부모를 ‘감시자’가 아니라 이해해 주는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나온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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