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많은 아침드라마 제목엔 ‘사랑’ 가장 많아

  • 입력 2008년 10월 15일 05시 57분


20일 새로 시작하는 KBS2 아침드라마의 제목은 ‘아내와 여자’(사진). 대부분의 아침 드라마처럼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다. 아침 드라마의 제목에는 어떤 단어들이 많이 사용됐을까.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1998년 1월부터 현재까지 방영한 아침드라마의 제목을 분석한 결과 총 128개의 단어 중 ‘사랑’이 12회(9.4%)로 가장 많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침드라마 제목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하면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가 모두 16회(12.5%) 사용됐다. ‘여자’(2회) ‘신부’ ‘엄마’ ‘딸’ ‘동서’ ‘며느리’ ‘며느님’ ‘자매’ ‘(여고)동창생’ ‘아줌마’ ‘여왕’ ‘이브’ ‘성녀’ ‘마녀’ 등이었다.

또 ‘이별’ ‘만남’ ‘유혹’ 등 이성 관계와 관련된 단어가 10회(7.8%) 등장했고 ‘결혼’ ‘이혼’ ‘청혼’ 등 결혼 관련 단어는 3회 등장했다. ‘꽃밭’ ‘백일홍’ ‘들꽃’ ‘화원’ ‘장미’ 등 꽃과 관련된 단어도 제목에 6회(4.7%) 등장했다.

이 같은 양상은 아침드라마의 주 시청층인 30대 이상 주부의 의식을 제목에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화평론가 이영미 씨는 “아침드라마는 전업주부 중에서도 남편 출근 뒤 헬스클럽 출입 등 여가에 돈을 쓰기 힘든 서민층이 주로 본다”며 “고부갈등, 불륜, 이별 등 아침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제목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꽃 관련 단어가 자주 나오는 것에 대해 “꽃은 주부들이 선망하는 이상적인 세계와 꽃처럼 되고 싶은 욕망을 상징한다”며 “수수하면서 친숙한 꽃들이 중심이 되는 것은 서민적 정서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별로 선호하는 제목도 눈에 띈다. KBS1 ‘TV소설’의 경우 ‘약속 인생 고향역 풍경 시절’ 등 회고적인 단어를 많이 사용했고 ‘은아’ ‘분이’ ‘순옥이’ 등 등장인물의 이름을 제목에 자주 내걸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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