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윤하 “이상형요?…주변남자 중 꼽자면 투컷츠 오빠”

  • 입력 2008년 9월 9일 07시 59분


서울 삼청동에서 나보다 열한 살이나 어린 어떤 여자애를 만났다. 그 아이는 윤하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유난히 크고 반짝이는 두 눈을 얼굴에 달고 나타났다. 자그마한 몸짓에 차돌같은 줄 알았던 아이는, 의외로 흐느적거리는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간간히 뒤늦은 미소를 짓더니, 핑크보다 블루에 더 가까운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하듯 읊조리다 떠났다.

(홍진경, 이하 ‘홍’): 오랜만이에요. 우리가 만난 게 두 번째죠.

(윤하, 이하 ‘윤’): 예. ‘가요광장’에서 한 번 뵙고 두 번째인 것 같아요.

홍 : 지금 윤하 씨 나이가 어떻게 돼요?

윤 : 21살이요.

홍 :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연주도 하고, 작곡도 하잖아요. 난 그게 대견해.

윤 : 작곡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처음 피아노 콩쿠르에 나간 건 일곱 살 때였어요.

홍 : 어렸을 때부터 꿈이 가수였나 봐요.

윤 : 처음에는 연예인이었는데 음악을 하다보니 가수가 됐어요.(웃음)

● 가수 윤하 “2집 녹음하면서 펑펑 울었어요”

홍 : ‘비밀번호486’이 큰 히트를 쳐서 새 앨범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아요.

윤 : 예전 앨범에 비해 훨씬 만족스러워요. 사운드를 위해 새로운 시도도 많이 했고. 1집 때는 벨소리나 컬러링에 맞춰서 노래를 만드는 게 있었거든요. 지금은 음악적으로 신경을 썼고 저 자신도 진지하게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홍 : 그래도 부담감은 심했죠.

윤 : 너무 심했어요. 혼자서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홍 : 가장 힘들었던 게 어떤 거였어요. 보컬? 작곡? 연주?

윤 : 가장 많이 부딪친 건 보컬이었던 것 같아요. 작곡도 그렇고. 이번 노래는 간드러지면서도 그루브 있는 곡인데 마음만 앞서고 목소리는 안 나와서 화가 났어요.

● 인간 윤하 “사랑? 아픔? 노래로 말하고 싶어요”

홍 : 얘기를 나눠보니까 윤하 씨는 참 진중한 것 같아요. 또래에 비해서 조숙해요.

윤 : 아하하. 꼭 그런 건 아닌데 낯을 많이 가려요. 친하면 달라져요. 주접스러워져요.

홍 : 정말?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진다. 누구랑 친해요?

윤 : 저는 친한데 그 분들이 안 친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웃음) 요즘 원더걸스나 카라와 같은 또래 가수들과 친해졌어요. 선배는 에픽하이나 휘성 선배.

홍 :그 중에서 이상형에 가까운 남자 있어요?

윤 : 안타깝게도 없어요. 장점도 많고 매력 있는 분들인데요. 모든 걸 갖춘 딱 한 명이 없네요.

홍 : 그래도 그 중에서 굳이 한 사람을 고르라면.

윤 : 아하하. 음…투컷츠(에픽하이 DJ 투컷츠) 오빠?

홍 : 왠지 남자 연예인들에게 이상형을 물었을 때 고두심 선배라고 대답하는 거랑 비슷한 느낌인데.(웃음)

윤 : 투컷츠 오빠, 매력적이에요. (타)블로 오빠도 좋아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지목해서 얘기해도 삐질 사람이 없다는 거. 아하하.

● 친구 윤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여자아이죠”

홍 : 또래 친구들과 만나서 생활하는 건 어때요.

윤 : 처음에는 또래 친구들을 마냥 어리게 봤어요. 야간자율학습을 어떻게 하면 안 할 수 있을까 이런 얘기만 하니까요. 그런데 대학에 가서 친구들을 사귀어보니 제가 어리석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세상에는 여러 가지 사람이 있고, 어떤 부분은 친구들이 저보다 훨씬 앞서 가있더라고요.

홍 : 외국어대학교 일문학과 2학년이잖아요. 남학생들의 반응은 어때요.

윤 : 솔직히 별 반응이 없어요. 아하하.

홍 : 나도 가끔 지하철을 탈 때가 있는데, 그래도 반응이 없으면 섭섭하던데. 윤하 씨에게 대시를 하는 친구들도 없어요?

윤 : 아쉽게도 그런 친구들은 없어요. 대학교 와서 처음 팬이라고 사인 청한 친구가 지금 가장 친한 친구가 됐어요. 처음에는 신경 쓰는 것 같더니 나중에는 너무 편히 대했나 싶을 정도로 보통 여자애로 대해주더라고요.

홍 : 불만 없어요? 이 자리를 빌려 ‘나도 여자’라고 얘기해 봐요.

윤 : 있죠! 불만 많아요.(웃음) 가끔 ‘나는 여자로서 매력이 없나’ 생각이 들 때는 괜히 우울해지기도 하고요. 그래도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고 실제 좋은 사람들을 만났으니까 그걸로 만족해요.

● 그냥 윤하 “전 별 거 아닌 사람이에요”

홍 : 윤하는 어떤 사람이에요.

윤 : 생각보다 별 게 아닌 사람?

홍 :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윤 : 저는 그냥 평범한 아인데 다들 크게 보시는 것 같아요.

홍 : 아니야. 일반 여자아이와는 다른 것 같아. 독한 부분도 있는 것 같고.

윤 : 예. 독하기도 하고 고집도 있지만 평범하고요. 친한 사람들은 다 알 거예요, 하하.

● 신세대 윤하 “난 라디오 좋아하는 아날로그파”

홍 : 가장 힘들 때는 언제예요.

윤 : 일단 작업할 때 힘들고요. 혼자 있고 싶지만 그러지 못할 때. 가끔 우주에서 혼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차를 사려고요. 지금은 혼자서 드라이브하는 게 소원이에요. 음악 들으면서 드라이브할 생각만 하면 두근거려요.

홍 : 귀여운 물건은 좋아해요?

윤 : 제 방에는 물건이 없어요. 책상, 침대, 피아노, 라디오 끝!

홍 : 라디오를 들어요?

윤 : 저 라디오 진짜 좋아해요.”

홍 : 윤하 씨 은근 아날로그야.

윤 : 아날로그를 좋아해요. 부모님이 어렸을 때 테이프도 많이 들려주신 덕분에 음반에 대한 향수도 있는 것 같아요.

홍 : 너무 놀란 게 CD를 직접 사더라고.

(윤하는 정훈희 40주년 기념 앨범을 포함해 5개의 CD를 들고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윤 : 같은 가수라면 CD를 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듣고 싶은 CD는 직접 사서 들어요.

홍 : 그럼 윤하의 CD를 사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윤 : 1번부터 17번까지 쭉 들어보면 ‘윤하가 이런 선물을 주려고 했구나’를 아실 거예요. 전 그것만으로 만족스러워요.”

홍진경/방송인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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