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는 나의 힘”… 목소리 광고 특A급 모델은?

  • 입력 2008년 6월 2일 07시 56분


코멘트
“몸값? 우린 목소리값!” 최근 스타의 목소리가 그들의 몸값과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그들의 상품성이 즉각 책정되는 광고계에서 이 현상은 고스란히 반영된다. 최근 광고들을 살펴보면 전문 성우들의 내레이션 대신 인기 스타의 목소리가 속속 등장, 그 파워를 실감케 한다.

○ ‘목소리 광고’ 특A급 모델은 누구?

오랜 DJ 경력을 자랑하는 이문세, 양희은, 최화정, 배철수, 최유라 등은 목소리만으로 장동건, 전지현 부럽지 않은 특A급 모델이다. 긴 시간 라디오를 통해 팬들을 만나왔기에 목소리로 누구인지를 알게 하는 캐릭터를 구축했고, 포근한 진행 솜씨가 주는 편안함은 듣는 이에게 신뢰감을 준다.

캔커피 음료 ‘레쓰비’는 잔잔한 목소리의 이문세를 기용해 ‘사랑은 때론 거짓말이 필요합니다, 물론 속아주는 센스도 있어야죠. 행운을 빌어요’라며 신세대 사랑법에 대한 감미로운 멘트를 전달한다.

삼성 ‘래미안’ 아파트 광고에서 들려오는 ‘창준이는 소윤이가 마음에 드나봅니다’는 내레이션은 최유라의 목소리. 특유의 친근하고 편안한 목소리로 따뜻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외국계 보험회사 AIG도 최화정의 목소리를 등장시켜 톡톡 튀는 말투로 광고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 스타들 목소리 광고, 왜?

스타들의 목소리를 내세운 광고가 주는 가장 커다란 강점은 친근함이다.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의 박정호 국장은 “일반인이나 신인 모델들이 등장하는 광고에 친숙한 느낌을 주고 싶을 때 스타 목소리를 쓴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인 모델을 모델로 내세워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라는 공감대를 주고, 이를 3인칭 관찰자 입장에 서 있는 스타의 목소리로 전달함으로써 친숙함과 신뢰감을 동시에 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스타급 연기자가 출연하는 CF에서도 이는 곧잘 활용된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5 광고는 배우 안성기와 김미숙의 목소리를 차용했다. ‘고급스러움’과 ‘예전 그대로’의 이미지를 간직한 두 배우의 목소리를 서로의 비주얼에 삽입, 칭찬과 추천이라는 기존 SM5 광고와의 통일성은 물론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친숙함을 끌어낸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또 독특한 영상기법에도 어울린다. 광고대행사 TBWA 이상규 부장은 “독특한 영상기법이 기용된 경우에도 스타의 목소리는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최근 등장한 대표적인 사례는 ‘누군가의 네이트’ 캠페인 시리즈. 각 시리즈별로 이금희, 박수홍, 최양락이 목소리만으로 등장해 생활 속 모바일 인터넷 생활을 비교한다.

이금희는 아이를 마냥 기다리는 엄마와 위치추적 서비스를 보며 안심하고 기다리는 엄마의 모습을 비교하며 신뢰감을 준다.

박수홍은 무료한 지하철에서 노선도를 외우며 가는 사람과 블로그 관리, UCC 시청 등으로 즐겁게 이동하는 사람을 비교하고, 최양락은 화장실 앞에서 각자의 애인을 기다리는 두 남자를 보며 그냥 기다리는 남자와 근처 밥집을 검색하며 기다리는 남자를 코믹하게 대비시킨다.

일부 다국적 기업이 광고를 통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는 데에도 스타의 목소리가 소비되기도 한다. ‘보이스 오버’라는 더빙 형식이 그 대표적인 경우. ‘코카-콜라 제로’ 스카이다이빙 광고에 등장하는 외국인의 목소리는 가수 겸 배우 임창정의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방영하는 CF의 영상은 같되, 해당 나라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스타를 기용, 친숙함을 강조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 목소리 모델 롱런 비결은?

스타들의 목소리 광고는 광고주와 스타 모두에게 장점이 있어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스타 입장에서는 출연 부담 없이 적은 시간을 할애해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광고주 입장에서는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스타의 이미지를 차용할 수 있다.

광고 음향을 작업하는 서울비젼 녹음실 변재현 실장은 “베테랑 목소리 광고 모델의 경우, 보통 1시간 안팎이면 모든 내레이션을 끝마친다”면서 “스스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고, 적절한 컨셉트를 찾아 본인이 제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목소리 광고 모델의 롱런 비결로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에 감각 있는 전달력을 꼽는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관련기사]코요태 출신 김구, 광고하다 성우로…목소리 광고 이색모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