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대다수가 모양을 잡은 축제 개막 3일 전에 갑자기 날씨가 풀려 작품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주제 작품으로 제작한 얼음 광화문은 처마가 녹아 버렸고 얼음 청계천은 실수로 깨져 버렸다. 작품을 천막으로 가리는 등 태양을 피하기 위해 펼친 조각가들의 필사적인 노력을 화면에 담았다.
이 씨가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만든 아이스 갤러리도 소개된다. 50평 남짓한 그의 갤러리에서는 계절에 상관없이 얼음조각을 접할 수 있다. 이 씨에게 아이스 갤러리는 아이스 테마 파크 건설의 꿈을 실현시킬 첫걸음이다. 어린이를 위해 얼음조각 실습 강의를 열기도 한다.
마로니에공원 얼음조각 축제에서 경쟁을 벌인 얼음조각가들의 다양한 작품도 볼 수 있다. 이 씨는 다른 참가자들보다 늦게 작업을 시작했지만 밤새 열중해서 만든 작품은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 씨는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반응이 전해주는 짜릿함 때문에 작품 만들기를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얼음조각을 만들기 위해 언제나 스케치북을 들고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작품 구상을 게을리 하지 않는 이 씨의 삶을 만난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