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50년, 그 목소리 안 잊을거죠?

  • 입력 2007년 10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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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동안 MBC FM(95.9MHz) 정치 드라마 ‘격동 50년’의 해설을 맡아 온 성우 김종성(63) 씨. 사진 제공 MBC
19년 동안 MBC FM(95.9MHz) 정치 드라마 ‘격동 50년’의 해설을 맡아 온 성우 김종성(63) 씨. 사진 제공 MBC
19년 만에 라디오 정치드라마 마이크 놓은 성우 김종성 씨

“1980년 언론통폐합이 결정됐어요. 방송사(동아방송)가 문을 닫는다는 걸 알고 마지막 방송을 하게 됐죠. 울면서 진행했어요. ‘민주주의가 이렇게 끝나는가’라는 당시 제가 했던 멘트가 생각나네요…. 제 방송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MBC FM(95.9MHz) 정치 드라마 ‘격동 50년’의 성우 김종성(63) 씨가 24일 ‘대한민국 대선의 역사’ 편 녹음을 끝으로 이 프로그램에서 떠난다. 김 씨는 1988년 4월 ‘격동 50년’을 맡은 뒤 19년간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그를 서울 여의도 MBC 본관에서 만났다.

그는 ‘대한민국 대선의 역사’를 포함해 30여 년간 정치 드라마 해설을 해 왔다. 1964년 TBC(동양방송) 성우로 방송계에 입문해 5년 뒤 프리랜서로 나선 그는 1973년 동아방송 정치드라마 ‘정계 야화’의 해설을 맡았다.

“당시 동아방송에서 매섭게 정권을 비판했어요. 결국 1974년 동아일보 광고 사태로 프로그램이 없어졌어요. 이후 3년간 복덕방에서 일하며 참 힘들었죠.”

그는 1980년 ‘서울의 봄’ 이후 ‘정계 야화’가 부활하면서 다시 해설을 맡았지만 언론통폐합 뒤 MBC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1981년부터 TV 드라마 ‘제1공화국’ ‘제2공화국’ ‘제3공화국’의 내레이션, 1988년부터는 MBC 라디오 ‘격동 50년’을 통해 제3공화국부터 김대중 정부까지 다뤘다. 그는 DJ로 유명한 김기덕(59) 씨의 친형이기도 하다.

“정치 드라마를 하다 보면 비판 의식이 강해집니다. 작품이 진보나 보수, 어느 한쪽으로 편향됐다고 느껴지면 못 참습니다. 작가랑 다툰 적도 많습니다.”

그는 역사를 기반으로 한 사극이나 정치 드라마는 최대한 사실을 충실히, 그리고 치우침 없이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라마로 정치를 비판하려면 심도 깊은 자료를 수집해야 합니다. 작가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건 무리예요. 편향될 수도 있고…. 정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야 제대로 된 비판도 있고 제대로 된 반성도 생깁니다.”

그는 일생을 보낸 정치 드라마에 대해 “사람들은 광주 5·18민주항쟁 당시의 충격은 기억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정리됐으며,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를 때가 있는데 정치 드라마는 전체를 보여줌으로써 대중에게 역사를 다시 들여다보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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