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공영방송, 너무 다른 ‘경영효율화’

  • 입력 2007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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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60% 인상 추진도 모자라…KBS 광고료 인상도 요구

방송 수신료 인상을 추진 중인 KBS가 9월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방송광고 요금 인상 요청 공문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이 입수한 KBS의 방송광고 요금인상 요청 공문에 따르면 KBS는 사장 명의로 “지속적인 방송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시청자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 강화를 위해 그간 동결된 방송광고 요금 인상을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한국방송광고공사에 요청했다.

KBS는 “지난 수년간 내수침체, 다매체·다채널화로 인한 방송광고시장 위축과 제작비용의 급격한 상승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광고수입 위축으로 인해 재정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요금 인상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방송광고 요금인상 요청 공문은 KBS뿐 아니라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BS는 ‘광고 축소를 통한 공영성 강화’ 등을 이유로 수신료 60% 인상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방송광고 요금인상을 요청한 것이다.

방송광고공사는 결국 11월부터 지상파 TV의 방송광고요금을 평균 7.9%, 라디오 요금을 5% 수준에서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광고주협회는 “그동안 방송 광고료가 동결돼 왔다는 주장은 잘못됐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지상파 3사의 인기 토크쇼의 경우 2002년 대비 KBS 23.7%, MBC 28.5%, SBS 31.6%가 인상됐고, 또 30∼50%의 추가요금을 받는 특가 판매, 성수기에 요금을 10% 올려 받는 계절별 탄력요금제 등으로 광고료는 이미 상당 폭 올라 있다는 것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수신료 내는 국민들이 최우선”…BBC 직원 2800명 감원▼

영국 공영방송 BBC의 감독기관인 BBC트러스트는 17일 1800명의 인력 감축과 런던의 TV센터 매각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 6개년 계획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외신들이 18일 보도했다.

마크 톰슨 BBC 사장이 BBC 트러스트에 보고한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BBC는 2012년까지 전체 직원의 약 12%인 2800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신규 채용 인원이 1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순수 감원 규모는 1800명이 된다.

인력 감원 규모가 가장 큰 부서는 ‘BBC 뉴스’이다. BBC는 TV, 라디오, 인터넷 뉴스룸을 하나로 통합해 프로듀서 기자 엔지니어 등 뉴스 제작 인력을 500명 줄이기로 했다.

이 밖에 각종 TV 쇼와 뉴스를 제작하는 런던 서쪽의 TV센터를 매각하고 경영 효율화로 연간 3%의 예산을 절감하기로 했다.

BBC는 공공 기관의 구조조정을 추진해 온 영국 정부가 올해 1월 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수신료 인상안을 결정해 앞으로 6년간 20억 파운드(약 3조7450억 원)의 예산이 부족하게 되자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BBC가 2005년 3780명을 감원한 데 이어 또다시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내놓자 BBC 노조와 전국기자협회는 파업 찬반투표를 준비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BBC 트러스트의 마이클 리언스 이사장은 “구조조정안을 심사하면서 수신료 부담자들을 최우선 사항으로 고려했다”며 “BBC 직원 모두는 시청자들이 강제적으로 내는 수신료라는 안정적이고 특권적인 재원 구조에 의존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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