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국가 결정 따르고 떳떳한 아빠 되겠다”

  • 입력 2007년 6월 18일 17시 26분


“싸이 박재상은 군 재입대 회피 위한 어떤 법적대응도 하지 않겠습니다. 비록 잘못인지 모르고 지냈지만 국가가 잘못됐다면 따르겠습니다.”

싸이가 결국 현역으로 재입대할 가능성이 커졌다.

병역특례 비리의혹을 받은 가수 싸이(30·본명 박재상)는 18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 3층 체리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말했다.

회색 정장 재킷차림으로 회견장에 들어선 싸이는 “좋지 않은 일로 걱정끼쳐 드려 죄송하다. 지금 심정은 ‘처음부터 현역갔다 왔으면…’이라는 생각 뿐이다. 일과시간 후에는 각자 시간이 허용되고 밤, 휴일에는 가수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복무기간이 1년 더 길더라도 ‘병역 특례’ 길을 택했다”고 밝혔다.

싸이는 “퇴근 후에 부분적으로 음악 활동을 했는데 이게 문제가 될 줄 몰랐다.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고 잘못했다고 지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검찰이나 언론의 지적을 그 당시에 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이미 소집해제를 명받고 예비군 2년차인데 처음엔 수긍하기 쉽지 않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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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1년 만에 쌍둥이 아빠되는데...”

이날 싸이는 무대 밖 자신의 입장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싸이는 “소집 해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한 여자의 남편이 되었고 10월이면 쌍둥이의 아빠가 된다는 점”이라며 목이 맨 듯 천장을 쳐다보았다.

이어 “그 때문에 현재 상황이 답답한 것은 사실이다”며 “아이들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검찰과 병무청의 결정을 받아들일 뜻을 내비쳤다.

싸이는 검찰 수사가 아직 종결되지 않은 만큼 추측성 보도가 난무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자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가수 강현수를 비롯해 위법 사실이 적발된 15명의 산업기능요원과 6개 병역특례업체에 대해 병무청에 행정처분 대상을 통보했다.

싸이는 내부 검토를 거쳐 조만간 방침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 12일 중간수사 발표에서 싸이가 금품수수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정황이 포착되지 않아 형사 입건하지는 않았으나 병무청에 특례요원 편입취소 등 행정처분을 의뢰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아울러 싸이가 근무한 특례업체 P사 이사 박 모(36) 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싸이의 작은아버지 박 모(52) 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 싸이 희생양? 이제 시작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가수 등 연예인들이 병역특례업체에 복무 중이며 포장과 용접 업무를 담당하는 2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게임업체에서 프로그램 개발이나 개발과 관련된 분석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맡은 업무가 싸이처럼 실제 프로그램 개발 능력이 없으면서도 전문 분야에 투입됐다는 것.

김 의원이 언급한 연예인은 2급 현역 판정을 받고 10년 넘게 연예활동과 카레이서 활동을 해오다 지난 2월 재검에서 면제 판정을 받은 한류스타 박모 씨를 비롯해 탤런트 고모, 소모 씨와 가수 조모, 김모, 천모, 이모 씨 등 14명.

김 의원에 따르면 이들은 외과, 정신과, 내과질환 등으로 4급 판정을 받아 공익 또는 병역 특례업체에서 병역을 대신하거나 이미 완료했으나 검찰이 싸이를 집중 추궁해 비리 혐의를 밝혀낸 만큼 이들에게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 의원은 “병무청은 계약관계 의한 근무이기 때문에 권한 밖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직무유기에 다름없다”며 수사기관을 압박했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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