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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25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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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최근 자체 방송을 통한 프로그램 예고 외에도 버스, 지하철, 영화관, 공연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드라마를 홍보하고 있다.
KBS는 서울 상암CGV 등 복합상영관 4곳의 15개 스크린을 통해 30초짜리 2TV ‘구미호 외전’ 예고편을 9일부터 3주간 내보내고 있다. 비용은 1500만원. 19일 처음 방영한 ‘구미호 외전’이 10대와 20대 취향이어서 방학 기간 학생들이 몰리는 영화관 홍보를 선택했다. SBS ‘장길산’, MBC ‘영웅시대’와 맞편성된 이 드라마의 첫회 시청률이 20% 가까이 나온 것도 영화관 홍보의 덕을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S2 ‘풀하우스’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제작지원 업체인 야후 코리아는 ‘풀하우스’ 홈페이지에 미공개 장면과 촬영장 현장스케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KBS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전동차 내부 모니터에도 ‘구미호 외전’ ‘풀하우스’의 홍보 영상물을 내보내고 있으며 아침드라마 ‘아름다운 유혹’ 시청자를 위해 주인공 신성우의 ‘작은 음악회’를 24일 열기도 했다. KBS는 8월과 11월에 처음 방송되는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해신’에 대해서도 다양한 홍보를 계획하고 있다.
KBS가 드라마 홍보에 공세적으로 나선 이유는 올해 상반기 낮은 드라마 시청률로 고전했기 때문. MBC ‘대장금’이나 SBS ‘파리의 연인’과 같은 화제작을 내놓지 못한데다 위성방송 등 다채널로 인해 웬만해서는 고정 시청자를 붙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구미호 외전’의 홍성덕 책임프로듀서는 “케이블TV 등으로 채널 선택이 다양해지면서 지상파 방송의 시청률이 떨어지고 시청자들의 취향도 까다로워졌다”며 “앞으로 드라마 홍보는 점점 더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드라마 홍보에 인터넷 등을 이미 활용해온 MBC도 홍보방법을 더욱 다각화하는 추세다. MBC는 ‘영웅시대’ 방영 한 달 전부터 싸이월드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영웅이라는 이름을 가진 시청자를 찾는 ‘영웅을 찾아라’ 등 이벤트를 마련해 사전 바람몰이를 하기도 했다. 이 홈페이지에는 지금까지 53만 여 명의 방문자가 다녀갔다.
SBS는 드라마 홍보 다각화를 서두르지 않는 입장. SBS 관계자는 “드라마 홍보는 초반 시청률에 조금 영향을 미칠 뿐 관건은 콘텐츠”라며 “새로운 홍보 방안은 구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S가 드라마 홍보에 공세적으로 나섬에 따라 방송계의 고질인 드라마 과열 경쟁을 우려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간판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떨어지면 전체 광고 수주도 떨어지기 때문에 홍보 경쟁은 방송사의 자존심 경쟁으로 봐야 한다”며 “공영방송까지 홍보전에 나선다면 ‘드라마 전쟁’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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