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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6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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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서에는 158cm로 적었는데 실제 키는 155cm입니다. 서류심사에서 키 제한이 있다고 해서 그렇게 적었는데 저 ‘정말 정말 너무’ 잘 할 수 있어요.” (지원자)
“누가 그래요? 그런 거 없는데….” (심사위원)
최근 서울 여의도 MBC 아카데미 연극 음악원에서 MBC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연출 김동철·윤진영·월∼수 오후 4시 5분)의 진행자 ‘뽀미 언니’를 뽑는 오디션이 열렸다. 1981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의 20번째 뽀미다. 그동안 왕영은 최유라 장서희 등 유명인들이 맡았던 뽀미 언니를 ‘보통 사람’을 대상으로 뽑기는 처음이다.
500명이 지원했고 이중 20명이 본선에서 실기심사를 봤다. 이는 자기소개에 이어 ‘곰 세 마리’ ‘동물농장’ 노래 부르기, 동화 구연 등 장기를 선보이는 순으로 이어졌다. 심사위원들은 ‘우는 아이 달래기’ ‘김밥 마는 법 가르치기’ 등 즉석주문을 통해 순발력을 확인하기도 했다.
지원자들은 과장된 몸동작과 높은 톤의 음성으로 대사를 하거나 노래를 불렀다. 지원자 조예영양(18)은 “어린이 프로그램들을 보고 목소리 톤을 일부러 높고 쾌활하게 내는 것을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과장된 몸짓과 높은 톤의 목소리로 가르치기보다 함께 놀고 뒹굴 수 있는 뽀미 언니를 찾고 있었다. 어린이들의 취향이 바뀜에 따라 뽀미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
담당 김동철 PD는 “이상적인 뽀미는 밝고 웃는 얼굴의 따뜻한 이미지와 함께 아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카리스마를 지녀야 한다”며 “애들이 보는 관점에서 봐야하기 때문에 공주 스타일이나 큰 키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디션에서 1등 동점자가 2명 나왔다. 이 중 김동희씨(22·중앙대 연극학과)가 ‘김밥 마는 법 가르치기’ 순발력 테스트를 통해 20대 뽀미 언니로 선정됐다.
김씨는 “마지막 경쟁상대의 키가 나(162cm)보다 커(170cm) 불리할 줄 알았는데 심사위원의 이름을 부르며 질문과 대답을 섞어 김밥 마는 법을 가르친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31일 방송에서 뽀미로 데뷔한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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