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 어린이날 다큐 ‘새로 쓰는 장난감 이야기’

  • 입력 2004년 5월 3일 17시 42분


‘장난감 없는 유치원 프로젝트’에 참여한 중앙대부속유치원 어린이들이 장난감이 없는 빈 방에서 기차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KBS
‘장난감 없는 유치원 프로젝트’에 참여한 중앙대부속유치원 어린이들이 장난감이 없는 빈 방에서 기차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KBS
늘 조용히 공룡과 자동차 장난감만 갖고 놀던 현수(5·가명). 그의 행동은 소아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자폐아와 비슷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성태(11·가명)는 누구에게나 “장난감 사 주세요”라고 조른다. 포장도 뜯지 않은 장난감이 쌓이고 똑같은 것을 몇 번씩 사줘도 만족할 줄 모른다.

KBS1 어린이날 특집다큐멘터리 ‘새로 쓰는 장난감 이야기’(5일 오전 10:40)는 장난감과 어린이의 인격 형성에 관한 국내 최초의 사례 보고서다.

어린이들이 ‘장난감 중독’에 빠지는 것은 형제의 유무나 부모의 맞벌이 여부와 상관없다. 이를 예방하려면 어린이의 ‘놀이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키워주는 장난감을 찾아주고 혼자 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앙대 아동복지학과 이숙희 교수팀은 3∼4월 5주간 중앙대부속유치원 원아 90명을 대상으로 ‘장난감 없는 유치원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장난감을 모두 치워버리자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어린이들이 곧 자기들끼리 놀이를 만들거나 밖으로 나가 놀기 시작했다. 이들의 창의력을 측정한 결과, 장난감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놔둔 어린이들에 비해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됐다.

10년째 운영중인 독일의 ‘장난감으로부터 자유로운 유치원’의 어린이들은 교사와 함께 천 조각과 종이로 장난감을 스스로 만든다. 프랑스에 1100여개 있는 ‘장난감 도서관’은 회원들에게 장난감뿐 아니라 부모와 어린이의 놀이공간도 빌려준다. 장난감은 보드게임처럼 여러 사람들이 함께 노는 것 위주로 구비한다. 그러나 장난감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어떤 장난감이냐가 문제인 것. 이병용 PD는 “부모가 장난감을 어린이를 가만히 있게 하기 위한 물건으로 여기는 게 문제”라며 “부모와 형제, 이웃들은 어린이와 함께 장난감을 갖고 놀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KBS2는 HD(고화질) 애니메이션 ‘애플캔디 걸’(5일 오후 5:10)을, MBC는 ‘제22회 MBC 창작동요제’(5일 오후 3시)를, SBS는 ‘데이비드 카퍼필드 마술’(5일 오후 5시)을 각각 어린이날 특집으로 방영한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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