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대표·정연주사장 연이은 회동

  • 입력 2003년 11월 17일 19시 50분


한나라당이 오는 27일 국회 문화관광위 전체회의에서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처리키로 한 가운데 정연주 KBS 사장이 17일 국회를 방문해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와 ‘2차 회동’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만남은 지난 13일 최대표가 KBS ‘특별기획 4당 대표 연속토론-위기의 한국정치 해법은 없는가’에 출연한 뒤 KBS측 요청에 따라 가진 '여의도 심야 폭탄주 뒤풀이’이후 4일만이다.

최근 ‘TV수신료’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들의 연이은 만남에 대해 일각에서는 ‘양측이 문제해결을 위해 불편한 관계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국회 문광위 한나라당 간사 고홍길 의원은 “정 사장측이 지금까지 KBS가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시인하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으나 구체적인 조건은 없었다. 사장으로서 KBS의 입장을 설명하고 한나라당의 이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어 “정 사장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KBS의 경영상 어려움을 설명했으나 ‘KBS측의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공당이 당론으로 내놓은 법안을 철회할 이유가 없으니 당론대로 밀고 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KBS의 큰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나’는 기자의 물음에 “‘큰 변화’라는 것은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우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고 또 의원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모습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KBS측은 “지난 13일 술자리 이후 ‘나중에 시간을 내서 다시 한번 만나자’고 해서 만난 것 뿐”이라면서 “관계 개선 시도는 아니고 내일 문광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우리의 입장을 최대한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KBS 수신료 분리징수의 부당성과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KBS 보도의 편향성에 대한 반박 입장도 전달했다”면서 “깊숙한 이야기까지 할 분위기는 아니었고 원론적인 수준에서의 말만 오갔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오늘 KBS 입장을 들었지만 기존의 입장이 변하거나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KBS측이 자기네 입장에 대해 설명하러 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연주 사장은 최 대표와 ‘단독회동’을 원했으나 최 대표측이 ‘난색’을 표하며 고흥길 의원과 이강두 정책위 의장을 배석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은 17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KBS 시청료 분리징수를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27일 국회 문화광광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

고흥길 의원은 “방송법 개정안은 18일 문광위 전체회의에 상정하고 21일 소위원회와 27일 전체회의를 거친 뒤 다음달 2일 법사위에 회부되며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24일 전기료에 통합 고지되는 TV시청료를 분리 징수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바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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