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3년 4월 24일 18시 35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특히 정씨가 선출된 직후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언론개혁과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개혁을 하는 데 KBS가 해야 할 중요한 몫을 실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한 것도 주목되는 발언이다. 노 대통령이 서동구 전임사장을 임명한 뒤 “방송이라도 좀 공정하게 해서 (신문의) 왜곡되고 편파적인 보도를 상쇄해 주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방송이 자신의 ‘원군’이기를 주문한 것과 ‘코드’가 맞는 대목이다.
아직 대통령의 임명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나, 그가 취임한다면 혼신의 힘을 다할 부분은 다른 일이 아니라 KBS 자체의 개혁이다. 최근 KBS의 수용자 조사 결과 ‘가장 이미지가 나쁜 채널’이 KBS 1TV이며 방송위 2002년 심의에서도 KBS의 위반 제재 건수는 96건으로 민영방송인 SBS(81건)보다 많았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는 지상파 중 최다 위반 건수를 기록해 국가기간방송 이미지에 먹칠을 하기도 했다.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가 나아갈 길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공정한 보도와 고품질 프로그램 제작이다. 정씨가 국민에게 떳떳한 KBS 사장으로 바로 서려면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 공영성을 지키는 일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 특정인이나 이익집단, 정부의 영향에 좌지우지된다면 공영방송이라 할 수 없다. KBS 사장은 이들로부터 가해질지도 모를 영향력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해야 마땅하다. 과거 권위주의적 정부 시절 KBS가 정권의 홍보기구로 전락했을 때 국민이 시청료 거부운동으로 맞섰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