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당신을 1200년전 '장보고선단'에 초대합니다

  • 입력 2002년 12월 31일 16시 46분


장보고선단의발자취를좇아 세계각국을 여행하는 작가 최인호.사진제공 KBS

장보고선단의발자취를좇아 세계각국을 여행하는 작가 최인호.사진제공 KBS

한반도 서남단 작은 섬 완도 청해진의 번영을 통해 한중일 3각 무역을 독점했던 장보고. 어떻게 그는 그렇듯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었을까?

그 열쇠는 청해진과 인근 강진 해남에서 발견되는 해무리굽 도자기에 있다. 이 도자기는 중국 당나라 때 월주요에서 생산되던 것으로 한국 일본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터키에서도 유통되던 첨단 상품. 1200년전 이 도자기의 유통망을 장악한 장보고 선단의 길을 추적해 그의 엄청난 해상력을 파악해본다. 4일부터 5부작으로 방송되는 KBS1TV 신년스페셜-최인호의 다큐로망 ‘해신(海神) 장보고’(토, 일 8·00). 작가 최인호는 9세기 동남아와 아라비아반도까지 바다를 지배했던 장보고의 흔적을 찾아 1년여 동안 7개국 30만km를 찾아다니며 역사적 사료에 소설적 상상력을 가미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그는 일본 고후지방에서 일본의 국보 ‘신라명신상’의 주인공이 장보고임을 밝혀낸다. 중국 상해 앞 바다에서 중국도자기의 수출항이었던 ‘신라초’를 찾아가 당시 가장 왕래가 활발했던 신라선단의 흔적을 발견한다.

또 장보고의 세계 무역루트를 좇아 아라비아해의 오만, 터키 그리스 이집트에서 신라인의 생생한 활동을 담은 역사기록과 신라에서도 유행했던 바다거북 ‘대모’의 등껍질과 향료의 일종인 유향 등 동서교류의 생생한 흔적을 찾아낸다.

이렇듯 우리에게 잊혀졌던 장보고를 현대에 다시 부활시킨 사람은 누굴까? 뜻밖에도 주인공은 주일 미국대사 라이샤워다. 그는 세계3대 기행기의 하나인 ‘엔닌 일기’를 연구하면서 장보고에 대한 장을 따로 마련해 ‘고대 동아시아 해상 상업제국의 무역왕’이라 이름붙였다.최인호는 “우리는 그동안 장보고를 단순히 장삿꾼 정도로 생각해왔다”며 “그러나 장보고는 종교개혁가로서 인본주의자로서 우리나라 보다 중국, 일본에서 존경을 받았던 세계인으로서 21세기 우리가 나아가야할 ‘미래인’의 모델이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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