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안성기 인터뷰

배창호 감독과 12편의 영화를 함께 만든 국민배우 안성기씨.

개막작 '흑수선'의 시사회에 이어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성기씨는 "배감독과는 눈빛만 봐도 서로 속마음을 알 정도"라며 두터운 친분을 과시했다. 그는 영화제 개막작인 '흑수선'에서 상전의 딸인 손지혜(이미연 분)를 목숨과 같이 사랑하는 황석 역을 맡았다.

안성기 인터뷰

다음은 개막작 기자시사회를 마치고 가진 안성기씨와의 일문일답.

- 안성기씨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매년 참석할 정도로 영화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안다. 이번 영화제에 안성기씨가 출연한 '흑수선'이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소감이 남다를텐데...

▲작년 '무사' 촬영으로 참석하지 못한 것을 빼고는 제1회 부산영화제부터 계속 참석해왔다. 가족들도 영화제 기간이면 내가 당연히 부산에 있는 것으로 알 정도다. (웃음)

내가 계속 참여하며 관심을 갖는 것이 부산영화제에 조금이나마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영화제에 '흑수선'이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가슴이 뿌듯하고 최선을 다한 만큼

관객들의 좋은 반응이 있기를 바란다.

- 촬영하는 동안의 느낌은 어땠나?

▲10년만에 다시 배감독과 작품을 하게 되어 매우 기뻤다. 배 감독은 모든 이야기를 등장인물을 통해 전달하기 때문에 배우가 감독으로부터 많이 배우게 되고 배우로서의 매력도 더욱 맛보게 된다. 그래서 작품 제의에 선뜻 응했고 매우 만족한다. 이번 역할은 일생을 걸고 한 여인을 사랑하고 헌신하는 남자로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 50년 세월을 뛰어넘는 젊은이와 70대 노인의 연기가 부담스러웠을 텐데...

▲이미연, 정준호씨는 나이든 연기를 하기 위해 서너시간 분장을 하고 말투와 행동도

바꿔야 해서 많이 부담스러워 했지만, 난 반대로 젊은시절의 '황석'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나마 황석이 강렬하고 의지가 굳은 인물이라 그런대로 커버된 듯 하다.

- 배감독의 이번 연출을 평가 해본다면?

▲배감독의 시선은 항상 사람을 따뜻하게 포용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도 그런 그의 시각이 그대로 녹아있다. 스태프와 연기자들이 처음 영화를 봤을때 오랜만에 새로운 한국영화의 장르를 본 듯 했다. 요즘 한국영화는 경쾌하고 감각적이고 코믹한 반면 깊이가 없다. '흑수선'은 이에 반해 스피드가 조절됐고 진지해 오히려 새로움을 줄 것이다. 배감독의 그런 시각이 변치 않고 영화와 늘 함께 하기를 바란다.

이민주/동아닷컴 기자 groce1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