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봄철 물갈이 들어간 MBC 드라마의 정상 도전

  • 입력 2001년 3월 20일 18시 56분


MBC <홍국영>
MBC 드라마가 대대적인 물갈이에 들어간다.

그동안 시청률 순위 상위에 나란히 포진해 ‘드라마왕국 MBC’의 위세를 자랑했던 <아줌마> <온달왕자들> <엄마야 누나야> <맛있는 청혼>이 이번 주부터 다음달 초까지 잇달아 막을 내린다. ‘연상-연하 커플’의 이야기를 그리며 꾸준한 인기를 누렸던 일요아침드라마 <눈으로 말해요> 역시 이번 주 일요일을 끝으로 종영한다.

‘아줌마 신드롬’을 일으키며 종반부에 큰 인기와 화제를 불러모았던 <아줌마>의 후속은 오랜만에 선보이는 사극 <홍국영>. 최근 들어 사극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MBC가 정웅인, 김상경 등 패기만만한 ‘젊은 피’를 과감하게 영입해 SBS의 <여인천하>와 맞대결을 벌인다.

다음 주 목요일(3월29일) 막을 내리는 수목 드라마 <맛있는 청혼>의 후속으로는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배용준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는 <호텔리아>가 대기하고 있다. 송윤아, 김승우, 송혜교 등 초호화 캐스팅과 호텔이라는 매력적인 소재, 여기에 미국 라스베가스에서의 촬영 등 다양한 볼거리까지 앞세우고 있다. 특히 먼저 막을 연 이병헌, 류시원, 최지우, 이정현 주연의 SBS <아름다운 날들>과 정면으로 맞붙게 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배우들의 중량감도 어느 한 쪽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데다 가요계와 호텔업계라는 소재, 화려한 영상과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 연출자의 특성도 비슷해 결과를 쉽게 예측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을 시작한 이후 시청률 30%대를 꾸준히 유지해온 ‘스테디셀러’ <온달왕자들>의 후속으로는 <결혼의 법칙>이 방송된다. 여고 동창생으로 대조적인 삶을 사는 두 50대 여성의 이야기를 축으로 한 이 드라마는 <정 때문에> <바람은 불어도> <남의 속도 모르고> 등을 쓴 작가 문영남과 <날마다 행복해> <흐르는 것이 세월뿐이랴>의 장수봉 PD가 손을 잡는 작품이다. 가족 드라마에서 탁월한 명성을 자랑하는 작가와 휴머니즘 넘치는 연출로 정평이 난 연출자의 만남이어서 교체기를 틈타 시청률 역전을 노리는 KBS1 <우리가 남인가요>와는 좋은 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최근 들어 드라마의 힘이 빠지면서 눈에 띠게 침체에 빠진 <엄마야, 누나야>의 후속으로는 <그대 그리고 나>와 <파도>를 히트시킨 작가 김정수가 극본을 맡은 <그여자네 집>을 방송한다. 김남주 김현주 허영란 박상면 임호 등을 캐스팅한 이 드라마는 복잡한 관계의 멜로보다는 다양한 궤적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아기자기한 극적 재미를 추구하는 김정수의 극본이 드라마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눈으로 말해요>에 이어 4월초부터 방송하는 새 일요아침 드라마 <어쩌면 좋아>는 <아줌마>에서 ‘장진구’란 인물을 히트시키며 연기파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강석우를 캐스팅했다. 그동안 화려하지는 않지만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며 꾸준하게 인기를 모았던 <눈으로 말해요>의 인기를 과연 강석우의 영입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도 주목거리이다.

드라마 전체적으로는 고른 인기를 누리면서도 <태조왕건>이나 <태양은 가득히> <가을동화> 등 KBS의 드라마에 막혀 1위 등극에 번번히 실패했던 MBC가 화려한 캐스팅을 앞세운 이번 신작들에 힘입어 미소를 짓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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