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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5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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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봄개편을 앞두고 두 편의 파일럿 프로그램(정규 편성을 결정하기에 앞서 한 편만 방영한 뒤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프로그램)을 마련, 시청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12, 13일 오후 7시에 방영될 <퀴즈 정글>과 <생존퀴즈, 예측불허>는 모두 퀴즈 형식의 파일럿 프로그램. KBS는 두 편을 이틀간 연달아 방영한 뒤 완성도와 시청자 반응이 더 좋은 프로그램을 정규 편성에 채택할 방침이다.
파일럿 프로그램의 장점은 미리 시청자의 ‘입맛’에 맞는지를 알아본 뒤 편성에 반영하기 때문에 그만큼 실패할 위험 부담이 적다는 것. 이 때문에 각 방송사, 특히 2개의 채널을 소유, 신규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많은 KBS의 경우 파일럿 프로그램을 가장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파일럿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특집 예산에서 제작돼 왔던 것에서 나아가 KBS는 지난해부터 파일럿 프로그램을 위해 연 10억원의 예산을 별도로 확보, 매년 20편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로 했다.
KBS 김영신 부주간은 “매년 만들어지는 파일럿 프로그램 중 10∼30% 정도만 정규 편성되면 성공인 셈”이라며 “반드시 정규 편성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아이디어 비축, 타겟 시청층 분석, 제작에 대한 반성 등의 차원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KBS에서 제작된 파일럿 프로그램 중 드라마 <동시상영>, 추리 프로그램 <추리극장 명탐정Q> 등은 시청자의 별 호응을 얻지 못해 정규 편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반면 <가족환상곡>의 경우 지난해 추석 연휴에 <코리아 특급>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돼 호평을 받아 정규 편성된 경우. 그러나 막상 정규 편성이 된 후에는 줄곧 한자리수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여 제작진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밖에 KBS의 <테마쇼 인체여행>, MBC의 <금요 사이버월드 웹투나잇> 등도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출발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정규 편성돼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는 KBS의 <인간극장> <개그콘서트>, MBC의 <생방송 퀴즈가 좋다> <사랑의 스튜디오> 등이 꼽힌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