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5집 '벌(罰)' 낸 박미경 "주부들이여, 나이를 잊자"

  • 입력 2000년 12월 25일 18시 36분


가수 박미경(36)은 ‘파워 댄스와 보컬’의 선두 주자다.

특히 아랫배에서 끌어올려 목을 울려내는 소리는 남녀 댄스 가수를 통틀어 그가 유일하다. 힘이 넘치는 댄스 동작으로 ‘여자 클론’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85년 데뷔한 그는 90년대 중반 섹시 여가수 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가수다. ‘이유같지 않은 이유’ ‘이브의 경고’ 등으로 여가수의 성적 매력과 음악을 접목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엄정화 김현정 백지영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박미경은 최근 5집을 냈다. 타이틀곡 ‘벌(罰)’이 95년초 발표했던 ‘이유같지 않은 이유’나 ‘이브의 경고’와 흡사하다. 가사도 떠나려는 상대에게 잡고 싶은 마음 없으니 구차하게 굴지말고 “떠나”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이처럼 자기 노래 시계의 시침을 5년 전으로 돌려 놓은 이유는 30대 중반 ‘또래 집단’을 겨냥한 것.

“내 나이와 비슷한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댄스곡입니다. 따라 부르기도 쉽고. 그렇지만 창법은 바꾸었어요. 5년 전에는 소리를 그저 세게 내질렀다면 이번에는 강약의 세기를 조절하고 그 사이에 부드러움을 넣는 방식을 구사했어요. 대중은 잘 모르겠지만 전문가들이 인정해주더라구요.”

박미경의 트레이드 마크는 ‘시원함’이다. 어투도 보컬이나 댄스처럼 거침없다. 그는 “한 노래가 보통 3분 남짓이지만 듣는 이들이 그 동안이라도 ‘아이고 시원하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옆사람을 치며 웃는다.

그의 시원함은 ‘파워’에서 나오고 그 파워의 원천은 운동이다. 박미경은 거의 매일 3시간씩 운동한다. 그는 “운동은 살빼려고 하는 게 아니라 건강과 젊음을 위해서 해야 한다”며 “내 또래 주부 팬들에게 상쾌함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 노래듣기

  -
  - Missing You

그는 이번 재킷 사진에서 가슴을 살짝 드러냈다. 뒷모습을 찍은 사진에서 등의 곡선도 보여주고 있다.

“가슴을 드러낸 이유는 마음을 보여준다는 뜻이지 성적 유혹의 의도는 아닙니다. 무대 의상은 아예 목까지 가려요. 섹시함은 벗는다고 풍기는 게 아녜요.”

박미경은 오히려 “여성이 산전수전 다 겪어야 진정한 성숙미가 나온다”며 “아직 나는 멀었다”고 말한다.

‘멀었다’는 것은 결혼을 염두에 둔 말인듯. 그는 “나도 여성스러운 면이 많은데 노래 때문에 강한 이미지로 부각돼 남자들이 프로포즈를 안한다”며 “결혼은 2002년 월드컵 개최식에서 노래하고 싶은 소원이 이뤄지면 하겠다”고 말했다.

박미경의 새음반은 12월초 나와 현재 7만장 선을 넘어섰다. 새음반에는 스탠더드 팝풍의 ‘오늘부터’,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미싱 유’, 블루스 분위기의 ‘묻지마’ 등 발라드도 수록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