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세친구' 日오후 재방…신체노출-비속어 등 남발

  • 입력 2000년 8월 21일 18시 48분


'세친구'의 선정적인 장면
'세친구'의 선정적인 장면
매주 월요일 밤 11시에 방영되는 MBC의 인기 시트콤 ‘세친구’는 편성시간에서 알 수 있 듯 ‘성인용’이다.

서른 한 살 동갑내기 고교동창의 총각생활을 그린 ‘세친구’는 ‘성(性)’이 주 소재. 이 프로그램은 성에 관한 이야기를 가볍고 경쾌한 웃음으로 아슬아슬하게 이끌어가면서 시트콤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청률을 의식한 탓이었을까. MBC는 심야시간대에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을 ‘과감하게’ 일요일인 20일 낮 3시50분에 재방송했다.

20일 방영된 재방송분 내용은 ‘관음증에 대한 보고서’와 ‘천사는 무서워’등 두 개의 에피소드. ‘관음증에 대한 보고서’는 젊은 여성이 관음증에 관한 보고서를 쓰기 위해 앞집에 사는 정웅인, 윤다훈, 박상면 등 세 남자에게 일부러 유혹적인 몸매를 드러내 자신의 몸을 엿보도록 한 뒤 남자들이 ‘관음증 중증상태’에 이르는 과정을 거꾸로 관찰한다는 내용.

소재 자체가 ‘관음증’을 다루었던 만큼 이 여성이 다리를 벌리고 첼로를 연주하는 모습을 남자들이 정신없이 바라보는 장면, 샤워를 한 여성이 가운만 걸친 채 일부러 보란 듯이 몸을 노출시키며 몸을 닦는 장면 등이 ‘마음껏’ 나왔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천사는 무서워’편은 순진한 여대생을 ‘꼬시려던’ 바람둥이 윤다훈의 낭패를 그린 것. ‘천사는…’에서는 “밝힌다, 밝힌다해도 저렇게 밝히는 애 처음 봤어” “여자를 후리다” “ ‘영계’도 감사한데 순진하기까지” 등 비속어가 남발됐다.

또 다훈이 여대생의 ‘순결’을 강조하며 “ 바둑이도 지나지 않은 하얀 눈밭” “아무도 개척하지 않은 불모지 땅” 등의 대사는 성인 시트콤임을 감안하면 나올 수 있는 표현이지만 초등학생들도 즐겨보는 일요일 낮시간대는 피했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천사는 무서워’의 마지막 장면은 상면이 다훈을 흉내내 순진해 보이는 여대생을 꼬시려는 순간, “자기야” 하며 우람한 여자가 등장해 여대생을 다정히 데리고 나가 ‘레즈비언’임을 암시하는 장면까지 나왔다.

이날 ‘세친구’는 일요일 낮시간대에 방영된 재방송분임에도 불구하고 17.5%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방송 3사의 프로그램 시청률 순위 7위(TNS미디어코리아 조사)에 올랐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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