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 '조기유학 열풍' 함정 사례통해 조명

  • 입력 2000년 3월 10일 20시 35분


“영어 하나만 제대로 배워 오면 성공이지요.”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를 미국으로 조기 유학 보내려는 김모씨(37)의 말이다. 최근 정부가 조기유학 전면자유화 방침을 밝히자 학부모들이 앞다투어 유학 설명회에 몰려 들고 있다. 조기 유학이 그만큼 미래를 보장할 수 있을까?

SBS ‘문성근의 다큐세상-그것이 알고 싶다’는 11일 밤 10시 50분 ‘조기유학, 그 성공의 조건’ 편에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조기 유학에 도사리고 있는 함정과 부작용을 짚어본다.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서 유학 중인 A군과 B군. 16세 동갑나기인 이들은 말도 통하지 않는데다 홀로 생활해야 하는 외로움 때문에 현지 적응은 커녕, 당구장 카지노 술집을 전전하며 시간을 보낸다.

D양(19)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케이스. 중 1때 뉴질랜드로 유학갔다 2년만에 되돌아왔으나 이번에는 한국의 교육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뉴질랜드로 갔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한창 예민한 시기에 한국과 뉴질랜드를 오가며 방황했던 탓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또 현지 후견인 제도의 헛점을 살핀다. 조기 유학을 보내는 부모들이 믿는 사람은 현지 후견인들. 그러나 일부 후견인들은 맡은 아이를 지도하는데 속수무책이다.

지난해 6월 뉴질랜드에서는 한국인 후견인이 조기 유학온 한 소녀를 감금한 채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뉴질랜드에 간 우리 나라 조기 유학생은 2500여명. SBS 제작진은 “조기 유학생들의 60∼70%가 탈선하고 있다”며 “부모의 뚜렷한 목적의식과 지속적인 관심, 그리고 학생의 노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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