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주말극 ‘남의 속도…’, 서민적 캐릭터 코믹연기

  • 입력 1999년 11월 5일 19시 18분


MBC가 사제 간의 핑크빛 사랑을 그려 화제를 모았던 주말드라마 ‘사랑해 당신을’의 후속으로 ‘남의 속도 모르고’(토일 밤8·00)를 6일 첫방송한다.

모두 50부작으로 기획된 ‘남의…’는 제목이 암시하듯 MBC 드라마의 장기인 코믹 홈 드라마의 도식에 서민적 캐릭터를 요소요소에 배치했다. 세탁소를 하는 나도자(나문희 분)는 이 시대의 ‘억척 어멈’.동생인 나도봉(윤미라 분) 나도해(신애라 분)와 함께 살면서 초등학교 서무과장인 남편(장용 분)에 눌려 지낸다. 노처녀 시동생 양봉순(양희경 분)은 늘 짐이다.

사랑 얘기도 서민적이고 해학적이다. 케이블 홈쇼핑채널의 PD인 나도해는 납품업체에 근무하는 최대한(이재룡 분)과 연인 사이로 발전하고, 그의 백수건달 형인 최소한(유동근 분)은 또다른 ‘억척 처녀’인 김밥장수 전남자(이미숙 분)와 티격태격하다 서로 좋아하게 된다.

‘남의…’에는 이렇듯 심각한 갈등관계나 얽히고설키는 애정관계는 없다. 대신 결과가 보이는 ‘틀’에 서민적 애환이나 엎치락뒤치락하는 사랑 싸움을 곁들인다. 그런 점에서 나문희를 필두로 양희경 장용 신애라 이재룡 등은 물론 최근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이미숙까지 캐스팅한 것은 성공적이다.

하지만 캐릭터를 극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서인지 드라마의 초반은 전반적으로 과장되고 희화화된 느낌이다. 최소한 최대한 전남자 나도해 등의 이름은 다분히 비현실적이다. 첫장면부터 나도자가 빨랫감을 머리에 둘러쓴 채 길에 주저앉고, 양봉순이 사흘 굶고 맞선 보러갔다가 졸도하는 장면은 쓴웃음이 나올 정도다. KBS ‘용의 눈물’의 카리스마 넘치는 왕에서 연분홍빛 운동복 차림의 백수건달로 변신하는 유동근의 연기가 이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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