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별영상 윤동혁 PD, SBS '김치다큐' 제작

  • 입력 1999년 10월 31일 19시 59분


“김치만큼 우리가 천대하는 게 있나요. 사시사철 곁에 두고 먹으면서도 냄새난다고 싫어하고 김치공장에 다니면 창피하게 생각하고….”

SBS 교양담당 책임프로듀서에서 최근 ‘독립군’(독립프로덕션)으로 변신한 윤동혁PD(푸른별영상 대표). 그는 5년 전 8·15특집으로 2부작 다큐 ‘김치를 생각한다’를 만든 후 김치전문가가 됐다. 윤PD는 지난해 일본이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 기무치를 ‘표준 김치’로 올리려 한다는 소식(헛소문으로 판명)에 ‘열’을 받았다.

1일부터 SBS ‘출발 모닝와이드’에서 방송되는 12부작 미니다큐 ‘김치를 아십니까―그 열 두 가지 이야기’(월화수 오전8·00∼8·10)는 많은 부분이 윤PD의 ‘개인적 사정’ 때문에 기획됐다.

이 다큐의 매력은 무엇보다 다큐 특유의 딱딱함을 벗었다는 점. ‘한국사람은 김치를 먹어야 한다’는 계몽적 접근보다는 ‘외국인도 이런저런 식으로 김치를 먹는데…”라고 ‘유혹’하는 방법을 택했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들의 식탁에 매끼 우리가 학창시절 도시락 반찬으로 들고 다녔던 병에 담긴 김치가 놓여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단적인 예.

제작진은 두 달 간의 수소문 끝에 하와이에서 3대째 김치공장을 운영하면서 ‘김치 햄버거’ 등 ‘파생상품’을 만들어 내는 ‘Joe’s Kim’ 김치공장의 주인인 리처드 김(이민3세)의 이야기도 담았다. 그는 김치의 양념 맛을 유지하기 위해 작업 전에는 커피나 담배는 물론 물도 안마신다고 한다.

윤PD는 아직 일본의 기무치가 한국 김치의 상대가 못된다고 강조한다(3부 ‘김치와 기무치―그 도전과 응전’). 그는 또 “기무치가 세계 김치시장의 70%를 차지한다는 데 이는 거짓”이라며 “아직 일본에서 정식으로 세계시장에 수출한 김치는 한 봉지도 없다”고 밝혔다.

이 프로는 또 일본 여성들이 다이어트 식품으로 핸드백에 고춧가루를 넣고다니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고추가 왜 한국 김치의 핵심요소인지’도 설명(4부 ‘김치의 핵―고추의 신비’).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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