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영화배급]12년째 직접 배급 김형준사장 인터뷰

  • 입력 1999년 7월 5일 18시 21분


“영화와 같은 첨단 문화상품의 유통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세계적인 수치입니다. 정확한 수입과 통계조차 낼 수 없는 상태에서 발전을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영화제작자이면서도 12년동안 영화를 혼자서 배급해온 한맥영화사 김형준 사장(38). 현재 상영중인 공포영화 ‘링’을 전국 68개 극장에 직접 배급한 그는 자신의 ‘독자 행보’에 대해 “배급을 하고싶어 하는 게 아니다. 불합리한 유통구조에 내 영화를 그냥 떠넘겨버릴 수가 없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간 미국 배급사의 ‘파워’에 밀려 설움을 당한 적도 부지기수였다. 지난해 한국영화 ‘죽이는 이야기’를 1월1일 개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상당수의 극장은 미국 배급사의 압력 때문에 1∼3일 연휴 기간동안 연말부터 상영하던 할리우드 영화를 연장한 뒤 4일부터 ‘죽이는 이야기’를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40여편의 영화를 배급하면서 그가 가장 절감한 일은 “직접적인 탈세일 뿐더러 제작자의 수익을 누락시키는 극장들의 표돌리기를 막아야 한다”는 것. “표돌리기를 막는 가장 확실한 길은 관객이 입장권을 찢어 입구에 내는 방법이고 통합전산망 구축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전국의 50여개 극장을 묶어 통합전산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구상중이다.

“지정좌석제를 실시하는 조건으로 정부가 법인세를 50% 감면해준다면 체인화된 극장의 통합전산망 구축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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