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라디오 「원음방송」 30일 첫 전파

  • 입력 1998년 11월 27일 19시 10분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서로에게 은혜를 주며 살게 돼 있는데도 사람들은 서로를 누르려고만 합니다. 이 상극(相剋)의 시대를 깨우칠 ‘상생’(相生)의 작은 소리를 전파에 담겠습니다.”

원불교의 라디오 방송인 원음(圓音)방송(WBS)이 30일 오후2시 전북 익산에서 첫 전파를 발사한다.

개신교 불교 천주교에 이어 4번째 종교 방송인 원음방송은 일단 전북 전체와 전남 충남 일부지역 5백여만명을 가청권으로 하는 지역방송으로 출발한다. 가청권내 신도는 40여만명. 주파수는 FM 97.9㎒.

현직 교무(원불교 성직자)인 황인철(黃仁哲)사장은 “매일 오전5시부터 자정까지 19시간동안 음악 50%, 교양 정보 25%, 교화20% 등의 비율로 편성할 계획”이라며 “특히 매일 1시간씩 종교간의 벽을 허무는 종교협력프로를 마련, 신부 목사 스님 등의 강연과 다른 종교계 소식을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송국 설립은 89년부터 추진했으나 수도권엔 가용 주파수가 없어 교단 본부와 원광대가 있는 익산에 방송국을 세웠다. 사장과 PD를 포함해 전직원이 12명인 초미니 방송국으로 연간 예산은 6억원. 스튜디오는 익산시 신룡동 원불교 문화회관 3층에 마련됐다.

우주 만물의 참모습을 상징하는 둥근 ‘일원상’(一圓相)을 신앙의 대상이자 수행의 표본으로 삼는 원불교는 만물을 서로간에 없어서는 살수 없는 관계로 인식, 다른 사람에게 ‘은혜’를 갚는 것을 신앙생활의 핵심으로 삼는다. 종교 다툼이 끊이지 않는 시대에 원음방송이 ‘더불어 사는 삶(相生)’을 전하는 작으나마 소중한 매체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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