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평론가 구자형, 「위대한 가요 100」음반 내

  • 입력 1998년 8월 11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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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8.’ 가요작가이자 음악평론가인 구자형(45)은 이 숫자를 68년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 시작해 30년간을 보듬어온 청년문화의 나이테로 풀이한다.

“청년문화라면 흔히 청바지와 통기타 등 겉모양새만 떠올리죠. 그러나 김민기 이장희 송창식 등 이 시기에 활동했던 노래꾼들은 저항가요에서 발라드 록에 이르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루며 요즘 대중문화의 뿌리를 일궜습니다.”

7장의 음반으로 출시된 ‘구자형이 뽑은 위대한 한국가요 100’. 국악가요 언더그라운드 사랑 여름 등 주제와 색깔별로 도도하게 흘러온 청년문화의 물결을 토해내고 있다.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에서 언더그라운드 밴드 ‘노 브레인’의 최근작 ‘바다 사나이’까지 우리 가요의 다양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김민기의 ‘새벽길’이나 송창식의 ‘비와 나’는 노래를 구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당시 공연이 녹음되어 있는 테이프를 어렵게 구해 복원했습니다.”

그는 “선곡이 자의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30년 가깝게 노래를 부르고 가요칼럼니스트로 ‘귀품’을 팔아온 내 귀를 믿는다”며 “서태지의 ‘하여가’나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 등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 못해 빠진 노래들을 모아 가을에 10집까지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래, 특히 가요에 청춘을 바쳤지만 정작 그는 홍익대 도예과 출신이다. 전공은 뒷전이었고 70년대 전인권 강인원 등과 당시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산실이었던 ‘참새를 태운 잠수함’의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서구 음악에 맞서 당당하게 싸워 이기고 있는 우리 가요가 정말 이 시대에 자랑스럽고 위대하다고 믿습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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