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강성연, 「짝사랑 연기」 팔자인가

  • 입력 1998년 4월 6일 08시 34분


짝사랑도 타고난 팔자일까.

탤런트 강성연(23).

현실은 아니지만 그의 ‘드라마 사주팔자’가 그렇다.

지난해 ‘지나가는 여대생 1’ 등 이름없는 단역에서 그에게 이름을 붙여준 작품이 MBC ‘내가 사는 이유’. 조금 맹한 ‘끼’가 있던 술집 작부 역으로 온갖 구박을 받으면서도 집념의 짝사랑 공세를 포기하지 않아 여성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았다.

지금은 작부에서 여형사로 1백80도 모습을 바꿔 MBC ‘사랑밖엔 난 몰라’(일 오전9·00)에 출연하고 있지만 봉구(손지창)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느라 바쁘다.

6일 첫회가 방영되는 미니시리즈 ‘세상 끝까지’(월화 밤9·55)에서는 강성연의 사주가 바뀔까.

‘일곱개의 숟가락’의 김사현PD와 ‘사과꽃 향기’의 작가 정유경이 호흡을 맞춘 이 드라마는 고아원 출신인 서희(김희선)의 삶과 사랑을 그린 멜로물.

김호진이 서희를 파탄으로 몰고가는 재벌 2세 민혁으로 등장하고 유시원이 서희에게 헌신적인 세준으로 출연한다.

아니나 다를까. 민혁의 여동생 유리로 등장하는 강성연의 몫은 또 세준을 짝사랑하는 것이다.

“손지창―오연수 커플이 실제 결혼하는 5월경에 저도 ‘사랑밖엔 난 몰라’에서 지창오빠와 결혼식을 올려요. 성공적인 짝사랑 팔자죠. ‘세상 끝까지’의 유리는 이지적인 여자이지만 사랑을 이루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자고로 예쁜 연기자가 주인공을 맡게 마련인데 자신은 평범한 외모여서 남자주인공 짝사랑에 그치는 조역만 도맡는다는 게 강성연의 사주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올해 화장품 의류 등 여성 연기자들이 선호하는 CF를 4편이나 찍을만큼 MBC 공채 25기 탤런트 중 가장 잘 나가는 선두주자로 꼽힌다.

연기 2년생인 강성연의 돈벌이는 한달 50만원꼴의 월급에 출연료 일당 8만원. MBC예술단 소속이어서 CF 수입은 그와 MBC가 6대4로 나누고 있다.

“얼굴은 예쁘지만 연기 못하는 배우가 되기보다 얼굴은 좀 떨어져도 정말 연기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그는 외모보다 능력을 높이 쳐주는 TV시대가 오면 내 세상 만난듯이 펄펄 날겠다며 활짝 웃었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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